운전대 놓는 기사들 '택시업체 빈차 넘쳐난다'

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 됐지만 열악한 환경에 신규 입사자 없어
업계, 경영·인력난 '이중고'… 도의회, 지원조례 이달 안으로 공포
  • 이원근 기자
  • 발행일 2018-07-06
택시
경기도 택시업계가 경영난과 인력난이 겹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5일 손님을 기다리는 수원역 승강장 택시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기사 없이 놀고 있는 빈 택시가 경기도에 넘쳐나고 있다. 비록 근로시간 단축 특례 업종으로 남아 근무시간 단축 이슈에서는 빗겨났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운전기사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택시요금 동결과 이용객 감소까지 더해 운전기사마저 부족해지면서 업체들의 경영난도 가중되는 실정이다.

5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경기 지역 택시 요금은 중형택시 기준으로 기본요금(2㎞)은 3천원이다. 2013년 10월 17.7% 인상된 이후 5년째 인상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택시 운전기사 수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경기도 일반 택시 운전자 수는 1만5천748명으로 지난해(1만6천615명)보다 867명 감소했다.

5년 전(1만8천509명)과 비교하면 2천761명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택시 기사가 감소한 배경으로 열악한 근로 조건을 꼽고 있다.

법인택시 운전기사의 경우 하루에 11∼15시간가량 근무하면서 한 달에 250여만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 운영을 줄이는 실정이다. 실제 도내 A업체는 가용 차량의 30%가 운행을 중단했고, B업체는 운영하지 않는 일부 차량을 지자체에 반납하는 등의 고육책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도내 한 택시업체 관계자는 "택시 운전기사 자격시험을 보는 수요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최근에는 인력난에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매출도 5년 전보다 20% 넘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도 "택시 업계가 경영난과 인력난이 겹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업계와 운전기사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29일 택시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법인택시 기사 1인당 연간 60만원을 지원하는 '택시산업발전 지원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도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조례안이 공포될 예정"이라며 "아직 사업 시행 시기는 미정이지만 최대한 택시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