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제2순환고속도 원안 강행
남양주 수동면 학부모·주민 반발
"학교 옆에 고속도로 휴게소가 웬말입니까?"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시행사가 남양주 수동면 초등학교 인근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건설하겠다는 '실시계획(7월 16일자 10면 보도)'을 밀어붙이자 초등학생과 학부모,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시행사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주)는 수익형민간투자사업(BTO)으로 사업비 7천324억원을 투입, 제2외곽순환고속도로(포천~화도·도로 연장 28.97㎞) 실시계획 승인을 지난달 18일 국토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계획 노선 인근인 남양주 가양초 학부모와 주민들은 도로 건설을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주체가 학교에서 불과 33.2m 떨어진 곳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건립하기로 한 원안 그대로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 위치도 참조
학부모 오모(42)씨는 "학교 담벼락과 맞닿은 곳에 휴게소가 생기면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권은 바닥에 나뒹굴게 된다"며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주민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순 가양초 교장도 "재학생 91명이 당장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지만, 친동생과 후배들을 생각하며 학교 옆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시골 학교를 살리는 대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 기관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착공 후부터 도로 운영 시 대기오염과 소음, 진동 등으로 주변지역 거주민들의 생활에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조건부 협의를 했고, 관할 교육청은 고속도로의 가양초 근접 건설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행사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음시설을 추가 반영했다"며 "책정된 사업비 안에서 도로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남양주/이종우·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