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배 터지는' 인천남항… 옆면 붙여 이중주차 '곡예 운항'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8-10-05 제27면

유어선부두·연안부두 혼잡 극심
선박 충돌·승객 사고위험등 우려

인천 남항 유어선부두와 연안부두가 넘쳐나는 유선과 어선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남항 유어선부두와 연안부두에는 유선·어선을 댈 수 있는 6개 잔교가 있다. 잔교는 바다를 향해 육지에서 직각으로 뻗어나온 구조물로, 배를 양측에 댈 수 있는 시설물이다.

그런데 최근 남항과 연안부두 잔교에 유선·어선이 몰리면서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혼잡을 보이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조사 결과, 90m 길이의 남항 유어선부두 잔교에는 45척, 같은 길이의 연안부두 1개 잔교와 50~60m 길이의 다른 잔교들에는 100척 이상의 배가 고정적으로 접안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어기에는 이들 잔교에 정박하는 배가 더 늘어난다는 게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잔교시설은 모자라고 선박은 넘치다 보니 '이중 주차'처럼 잔교를 기준으로 배 10여척이 서로의 옆면을 붙여 접안하는 등 보기에도 위태로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부두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선박 입·출항이나 승객들이 승하선할 경우 사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도 많이 이용하는 유선의 경우, 잔교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배를 타려면 7∼8척의 배를 건너뛰어야 한다.

또 수십 척의 유선은 매일 오전 5~6시 낚시가 잘되는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출항했다가 일몰 전인 오후 6시께 일제히 입항하기 때문에 입·출항 때면 서로의 선박을 피해가며 '곡예 운항'을 하기 일쑤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인천항에서 유선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승객들이 출렁거리는 배 위에서 여러 척의 배를 건너 자신이 타려는 선박에 승선하고 있는데, 자칫 바다로 빠져 위험한 상황이 생길지 걱정된다"며 "일부에서는 정박 중인 선박을 제시간에 빼주지 않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이 현재 건설 중인 신국제여객터미널로 내년에 옮기면 이곳을 유선과 어선부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립 용역에도 선박 정박시설 설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비즈엠 포스트

비즈엠 유튜브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