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26일 서구청에서 환경 문제 등 서구지역 각종 현안 해결에 협력하기로 하고 공동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국회의원과 김교흥 인천서구갑지역위원장을 비롯해 서구지역 시의원, 구의원들도 참석했다. 공동 합의사항은 크게 네 가지로 돼 있는데, 이 중 세 가지가 환경 문제 해결에 관한 내용이다. 나머지 한 개는 청라국제업무단지·루원시티·검단신도시·검암역세권 개발사업과 제3연륙교 조기 착공 등 교통 인프라 확충에 대한 약속이었다.
서구에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주물단지, 아스콘 공장 등 환경유해시설이 유독 많다. 미세먼지와 악취 발생 등 환경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까닭이다. 또한 청라국제업무단지는 오랜 기간 나대지로 남아 있다. 청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만주 벌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청라와 영종(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제3연륙교,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 등 교통 인프라도 사업 추진이 확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청라 G시티 개발사업은 투자 유치 이행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해 논란이 일었고, 최근에는 청라 시티타워의 기본설계안이 와류(바람 소용돌이)에 취약하다는 실험 결과까지 있었다.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과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주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재현 서구청장의 공동 합의사항 발표는 의미가 있다. 시장과 구청장이 직접 지역 현안을 챙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개발에만 집중한다고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제기했던 청라 등 서구 주민들의 기대도 클 것이다.
물론 서구지역 현안들이 단박에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그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다. 공동 합의사항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각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인천시와 서구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 수준에 계속 머문다면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공동 합의사항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해법이 빠져 있어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벌써 나온다. 박남춘 시장은 페이스북에 "서구 외에 다른 지역과도 당정협의를 계속해서 이어가면서 협조 체계를 강화해 가겠다"는 글을 남겼다. 서구가 그 출발점이다. 서구지역의 합의사항을 지키려는 진지한 노력이 없다면 인천시는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