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는 2기 신도시 주민 원성에 귀 기울여야

  • 경인일보
  • 발행일 2018-12-26

남양주 3기 신도시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이 지난 24일 남양주시청사 앞에서 투쟁집회를 가졌다. 남양주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300여명은 이날 집회에서 "왕숙지구 신도시 지정을 전면 취소하고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 19일 3기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이후 이뤄진 지역 주민들의 첫 집단 반발행동이다. 주민들은 수십년간 그린벨트로 묶여 고통과 피해를 입어 왔는데, 이제는 강제로 땅을 빼앗기게 됐다고 호소한다. 같은 처지인 과천·하남, 인천 계양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겪는 진통일 수 있다. 문제는 수도권 10개 지역에 달하는 2기 신도시 주민들이다. 이들 지역은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열악하다. 자족기능이 부족해 대규모 베드타운화 하고 있다. 정부가 개발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 초기단계인 신도시도 있다. 평택 고덕지구, 인천 검단지구 등이다. 파주 운정지구, 양주신도시 등은 이제 절반을 겨우 넘긴 상태다. 토지 보상과 토목사업은 끝났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이다.

정부는 서울과 근접거리에 있는 3기 신도시를 교통 인프라가 우수하고 자족기능이 뛰어난 명품 신도시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GTX 노선 확대와 조기 건설, 지하철 확충, 광역도로망 신설 등 교통 대책을 제시했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을 짜증나게 하는 대목이다. 이미 입주가 끝난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주민들이 출퇴근 전쟁을 벌이는 실정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을 때도 2기 신도시 지역은 보합세이거나 소폭 상승에 그쳤다. 열악한 주거 여건이 부동산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특히 산업단지 등 자족기능이 절대 부족한 점도 2기 신도시의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는 일부 2기 신도시와 비슷한 시기에 개발될 수 있다. 아직 진행중인 2기 신도시는 교통 인프라와 자족 기능이 열악한 지역이다. 정부가 발표한 대로 3기와 2기 신도시 건설을 계속할 경우 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2기 신도시의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2기 신도시가 실패해서는 3기 신도시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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