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지경의 화성시 국제테마파크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컨소시엄 주력업체인 (주)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경기도 하남시에 새로 문을 연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운영사인데 하남점은 개장 1년 만에 누적방문객 2천500만명을 기록한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다.
신세계는 화성시 송산면의 세계적 공룡알 화석지 인근의 수변(水邊) 지역 315만㎡에 앞으로 총 4조5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1년에 첫 삽을 떠 2026년에 테마파크 시설과 쇼핑몰, 한류문화 공연장, 도서관, 18홀 규모의 골프장 등 휴양과 레저, 산업시설을 갖춘 복합관광단지를 먼저 개장하고 2031년에 최종 완성할 계획이다. 직접고용 1만5천명 등 11만명의 일자리와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70조원으로 추정되었다. 부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는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어 국내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을 공언했다. 용인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이은 낭보여서 반갑다. 더구나 신세계 측이 이행보증금 350억원을 이미 납부하는 등 적극적이어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중하다. 2007년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송산그린시티에 421만㎡의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중국관광객을 끌어들여 직접고용 1만명과 생산유발효과 15조원을 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2012년9월 1차 무산 → 2015년 12월 재추진 → 2017년1월 2차 무산의 과정을 반복했다. 아시아 2번째인 유니버설스튜디오가 화성시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옮긴 것이 결정적이다. 비싼 땅값은 설상가상이었다. 2018년 전체 부지가격은 7천867억원으로 2007년보다 무려 56%나 인상되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국내외 고객들이 꼭 방문하고 싶어 하는 '세상에 없는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의욕을 과시하나 글로벌 투자유치가 관건이다. 내년에 베이징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오픈하면 동아시아지역의 시장규모를 고려할 때 집객효과는 더 떨어지게 된다. 조(兆) 단위의 초대형 개발사업은 국내외 정치적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실행가능성을 최우선에 둬야 더 이상의 사업표류가 없을 것"이란 고언에 눈길이 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