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기 신도시 추가발표가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7일 정부가 경기도 고양시 창릉지구와 부천시 대장지구를 3기 신도시계획에 추가하면서 2026년까지 서울의 자투리땅을 포함한 수도권에 총 30만호를 공급하는 내용의 신규택지개발계획을 마무리했다. 주목되는 것은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5개 신도시(330만가구 이상)가 1· 2기 신도시들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데다 교통대책은 물론 자족도시기능까지 강화한 점이다.
인근의 구축(舊築)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일산 주민들은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격앙되어 있다. 1990년대에 건축된 1기 신도시로 조성 30년이 임박해 재건축이 불가피하나 자족기능이 떨어져 주민들의 서울 통근수요가 높지만 대중교통은 지하철 3호선과 광역버스 뿐이다. 일산과 서울 중간에 위치한 고양 창릉지구에 3만8천여 가구가 들어서면 일산의 집값하락과 슬럼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도 "당혹스럽다"며 일산 주민들과의 연대투쟁을 모색하고 있다. 운정 3지구 분양 타격에 따른 개발지연과 교통체증은 설상가상인 것이다. 파주시조차 정부에 창릉지구 개발 재검토를 촉구하는 지경이다.
부천 대장지구 추가에 따른 인천 검단신도시 주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검단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이나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탓에 미분양이 증가했다. 지난 3월말 기준 인천의 미분양 2천454가구 중 절반이상(1천386가구)이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인근의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에 이은 부천 대장지구에 3만6천500여 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니 주민들이 '멘붕' 운운하는 것이다. 한강신도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3기 신도시의 분양가 상승도 점쳐진다. 10일 정부는 고양선과 간선급행버스체계(S-BRT),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오금역~덕풍역)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비 100%를 부담하기 때문에 공기단축은 가능하지만 입주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가 왜 서울근교에 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주택가격 안정도 가늠되지 않는다. 강남 집값 잡으려다 주변지역만 죽이는 것 아닌지 우려가 크다. 근시안적 주택정책에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