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덕적도 제2 해양기상기지 건설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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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2020-06-15

기상청이 인천 옹진군 덕적도에 제2 해양기지를 건설키로 했다. 황사와 집중호우, 폭설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위험기상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서다. 기상청은 이달중으로 기초공사에 착수해 2022년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2 해양기상기지는 지상·고층·환경관측장비 등을 설치할 수 있는 1천541㎡ 넓이의 관측장소와 연면적 473.11㎡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이루어진다. 관측장소에는 지상으로부터 약 35㎞까지의 고도별 풍향, 풍속, 기압, 기온, 습도 등을 관측할 수 있는 자동고층기상관측장비를 비롯해 연직바람관측장비, 황사관측장비, 낙뢰기상관측장비, 지진관측장비 등이 갖추어진다. 기상감시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첨단장비들이다.

사실 이번 제2 해양기상기지 건설은 다소 늦은감이 없지 않다. 편서풍대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위험기상이 서해상에서 발달해 유입된다. 하지만 서해를 끼고 있는 인천을 비롯해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 지역의 기상 예측력은 충청지역 보다 뒤떨어진 상황이었다. 충남 태안군 북격렬비도에는 제1 해양기상기지가 지난 2005년부터 운영돼 충청지역의 예보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수도권은 서해를 통해 건너오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속하는 지역이다. 황사의 경우 중국·몽골의 사막 지대에서 날아오며 미세먼지 또한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인천 도심보다 청정지역인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때때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도 중국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도권의 미세먼지 대책은 차량 운행 제한 등 국내용 단기 대책에 머물렀다. 진작에 제2 해양기상기지가 들어섰더라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황사나 미세먼지의 발원지를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데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적인 공조를 아끌어 내는 것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래도 늦게나마 덕적도에 제2 해양기상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 산업시설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다소 줄었지만 황사와 미세먼지는 언제든 다시 기승을 부리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식 기상대가 설치된 지역이다. 인천기상대의 직계 후손이라고 할 수 있는 제2 해양기상기지가 인천 덕적도에 들어서게 된 것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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