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매매 활발… '거래 절벽' 해소될까

  • 입력 2023-03-01 20:12:51

부동산 침체기에 인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 위한 요인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 집값 반등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에 무게가 실린다.

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개월간 인천·경기·서울 수도권 지역 중 매매 거래량이 많은 아파트 단지 5곳 중 3곳은 인천에 있었다. 

 

인천 서구 '루원시티 2차 SK 리더스뷰'가 매매 7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졌다. 미추홀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58건)이 그 다음을 차지했고, 이어 경기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47건), 경기 '부천일루미스테이트'(46건), 서구 '검단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44건) 순이었다.

수도권 거래량 많은 단지 5곳중 3곳
루원시티 2차 SK리더스뷰 전국 최다
프리미엄 두달새 3천만~8천만까지

인천지역 아파트 매매는 최근 입주가 시작됐거나 예정된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아파트는 1천 가구 이상 대단지인 데다, 분양가가 100㎡대 기준 3억~4억원대로 저렴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서구 루원시티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집주인이 서둘러 처분하려고 저렴하게 내놓은 매물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으니 마음을 바꿔 하루 만에 3천만원 더 올려 받겠다는 사례도 있었다"며 "인천은 집값 하락 폭이 커서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사야 한다'는 인식이 있고,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맞물려 주말에 집 보러온 사람들로 단지가 북새통을 이룬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많은 한 아파트(100㎡대 기준)의 경우 1천만~2천만원의 속칭 '프리미엄'을 주고 살 수 있었지만, 한두 달 사이 최소 3천만원에서 8천만원까지 급증했다. 프리미엄은 분양권과 매도가 사이 차액을 뜻한다. 또 다른 아파트는 5천만원선이었던 프리미엄이 최대 1억5천만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거래 절벽' 상태를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은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던 시기 지방세 중 취득세 수입이 많게는 월 2천억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기였던 지난해 12월 취득세 징수액(1천430억원)은 전년 같은 달보다 약 800억원 줄었다.

'경기회복 시기상조' 연착륙 지적도


전문가들은 인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매수 심리가 커지는 상황을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집값 반등이 아닌 부동산 가격이 하향 조정하는 국면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취득세 조건부 면제 등 부동산 연착륙 유도 정책에 따른 일시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가늠할 수 없고 전세가율 상승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단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금리 변동으로 달라진 화폐 가치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더 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은 인접 지역에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다는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