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세종 행정수도 공약 기대감 컸지만… “아직은 기다려”

  • 입력 2025-06-18 19:34:08
평택·용인 등 미분양 아파트 시장 ‘관망 국면’ 들어가

행정수도 이전 공약 이후 진정세
가격·인프라 부족 ‘실수요 장벽’
“세제 감면 등 투자심리 올려야”

2028년 입주 예정인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세종포천고속도로와 인접해있지만 인프라 부족 등으로 현재 미분양 상태이다. 2025.6.18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이재명 정부의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기대(6월10일자 12면 보도)를 걸었던 경기 남부권 미분양 아파트 시장이 ‘기대 후 관망’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교통 여건은 개선 중이지만, 미분양 적체에도 떨어지지 않는 분양가와 부족한 생활 인프라가 수요자의 발길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오전 찾은 평택시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오는 2028년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원도심 상권이 가깝고 평택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역세권이지만 현재까지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인 만큼 분양권 거래도 잠긴 상황이다. 평택의 한 부동산 대표 A씨는 “피(프리미엄)가 8천만~9천만원 정도 붙었던 매물들이 어제 확인해보니 6천만~7천만원 정도로 내렸다”며 “요즘 부쩍 매물을 묻는 사람들은 많은데 아직은 분양가가 높다고들 생각하는지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용인 처인구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제2경부고속도로라 불리는 ‘세종포천고속도로’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호재가 겹쳐 있음에도 거래가 잠긴 여파다. 고분양가와 부족한 인프라도 미분양이 적체되는 이유로 거론된다.

미분양이 발생한 용인 처인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 인근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이 지역이 실거주로 살 만해지기까지는 5~6년은 더 남았다”라며 “올해부터 서울, 내년엔 세종시까지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것을 기대하고 오는 사람들은 꽤 있지만 문의에 그친다”라고 말했다.

다만 통계에서는 미분양 감소가 관측된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30일 기준 경기도 민간 미분양 주택은 1만2천941가구로 한 달 전보다 586가구 줄었다.

특히 지난 3월 미분양 물량이 6천가구가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평택시는 지난 3월말 5천281가구에서 4천855가구까지 하락했고, 용인시와 안성시도 각각 466가구와 437가구로 전달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려면 적극적인 세제 감면 등 혜택이 동반돼야 실수요는 물론 투자심리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진단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 정부 들어서 서울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추세인데 이를 수도권 미분양 지역 쪽으로 투자 물길을 돌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평택처럼 미분양이 집중된 지역에 양도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물량이 소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