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남동소래아트홀 대공연장 무대
일제 부평 무기 공장 조병창 다룬 ‘언노운’
박문여고 출신 도예은, 과거 조병창 착취 학교
모교 선배들의 아픔… 깊은 책임감 느껴

“일제강점기 인천 조병창의 존재와 그곳에 강제로 끌려와 일했던 사람들, 이런 역사를 많은 인천 시민들이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인천 남동소래아트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릴 예정인 뮤지컬 ‘언노운(Unknown)’의 막내 배우 도예은(26)이 전하는 이번 공연에 대한 바람이다. 도예은은 이번 작품에서 이름 없는 ‘여공’ 역할, 즉 앙상블로 참여한다.
이번 작품은 도예은의 생애 두 번째 뮤지컬 출연작이다. 작품에 대한 소개 요청에 도예은은 “언노운은 인천 부평에 있는 무기 공장인 조병창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뮤지컬”이라며 “그 안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사랑도 하는 조병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막내 도예은의 이번 작품 참여 소감이 조금 특별하다. 일제는 1930년대 말 현재 부평구 산곡동과 부평동 일대에 무기 제조를 위한 조병창을 건립했다. 여기에는 조선인 노동자는 1만여명이 일제의 감시 속에 착취당했다. 인천 박문여고를 비롯한 현재의 제물포고와 인천기계공고, 인천여고 등의 학생도 포함됐다. 도예은은 박문여고를 졸업했다.
“처음에는 그냥 나와 상관없는 역사 속 이야기로만 느껴졌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이 그곳에서 일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르게 다가왔어요. 이 공연을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부담감과는 다른 깊은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도예은의 어릴 적 꿈은 배우였다. 배우의 꿈을 가진 이후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다. 합창단, 교회 성가대, 동요대회 등에 빠지지 않았고, 고교시절에는 박문여고 연극부 ‘어우러기’에서 활동했다. 그가 고교 2학년인 2017년 박문여고 연극부는 ‘탑과 그림자’라는 작품으로 출전해 제21회 인천청소년연극제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광기 어린 교수 역할을 소화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반가운 만남도 있었다. 박문여고 연극반 시절 연극제를 준비할 때 가끔 연출 지도를 해주었던 도경국 연출가를 이번 작품의 무대 감독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흔치 않은 성씨인 ‘도’ 씨 덕에 서로를 쉽게 알아볼 수 밖에 없었다. 프로 무대에서 다시 만난 것인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반갑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지난주 전북 장흥에서 자신의 언노운 첫 무대가 있었다. 그는 그 때의 떨림은 잊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한다. ‘여보~’하는 짧은 대사와 함께 무대에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더 잘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자신만 아는 큰 실수도 있었다. 군무 장면에서 오른발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왼발 먼저 내디뎠다. ‘1백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은 무대였느냐’는 물음에는 그냥 웃음으로 답했다.
도예은은 이번 공연으로 더 많은 인천 시민이 지역의 아픈 역사를 함께 기억해 주길 바라고 있다.
“언노운이 관객과 만날 더 많은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박문여고 선·후배들을 비롯해 인천의 많은 학생도 공연을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