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현황 유지에 600여억원 필요… 구리시, “재판 결과 보겠다”

  • 입력 2026-08-27 17:47:49
개발 막기 위해 근린공원 지정에도 사업은 답보
토지보상비 621억원…시 “현실적 한계”

43번 국도에 접한 정각사와 형제약수터 등산로 입구의 모습. 등산로 시작점에는 풍림건설이 설치한 사유지 접근 금지를 알리는 철문이 설치돼 있다. 해당 부지 1만7천400㎡는 2006년 이래로 주택개발가능 부지였다가 최근 근린공원으로 지정됐다. 토지소유자가 지속적으로 건축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2026.8.10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구리 교문동 422번지 일대의 개발을 막기 위해 1만7천400㎡를 근린공원으로 지정했으나(8월12일자 8면 보도), 구리시는 근린공원조성사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재정난 때문인데, 똑같은 도시계획시설 고시를 2021년 이전에만 했더라도 시가 현황 유지를 위해 수백억원을 쏟는 혈세 낭비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시에 따르면 공원녹지과는 교문4지구 근린공원조성계획을 위한 연구용역비 9천만원을 이번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획예산담당관은 해당 예산을 추경안에 담지 않았다. 담당관은 “올해 필수 예산 중 반영되지 않은 340여억원이 최우선이어서 신규 사업은 거의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성계획을 세워도 토지보상까지는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35구리공원녹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시는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되는 산림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근린공원으로 지정’한다면서 교문4지구 근린공원 토지보상비로 621억원 규모를 예상하고 2026년부터 오는 2030년사이에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2025년 본예산 6천427억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621억원을 투입해도 시민들은 변화를 느낄 수가 없어 예산 효용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는 최대 20년까지 공원조성 사업을 미룰 수 있어 재정난을 겪는 지방정부로서는 보상비 수백억원을 빠르게 집행할 요인이 부족하다.

민선 9기는 토지소유자인 풍림건설이 제기한 근린공원 지정 취소 소송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근린공원을 해제하면 시민들 시각에서는 특혜시비 논란이 우려되고, 공원으로 개발하기에는 재정적으로 현실적 한계가 있어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또 시 관계자는 “풍림건설은 그 부지 옆 재개발을 바라보고 해당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사업이 무너지면서 토지만 풍림앞에 남겨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단순한 정책 피해자가 아니라 사업실패의 비용을 시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는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풍림건설 관계자는 “오해”라며 “아차산지역주택조합이 함께 사업을 하자길래 우리는 사업계획이 따로 있어 제척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과는 별개로, 시민들은 똑같은 등산로를 이용하기 위해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정희 구리시의원은 “잘잘못이 어디에 있든 시민들이 애용하는 등산로를 유지하는데 추가비용 600여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시의 행정이 보다 세심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