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 삼성 (우천 취소) / 8.30(일) 대구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대구 시리즈는 1위 다툼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이 와중에 반가운 장면이 있었다. 올 시즌 첫 1군 경기 타석에 들어선 문상철이었다.
고려대 졸업 후 2014년 kt에 입단한 문상철은 몇 안 남은 팀 창단 멤버 중 하나다. 입단 첫해부터 14홈런을 치며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상무에서 뛰었던 2017년에는 타율 0.339, 36홈런, 101타점, OPS 1.091의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에도 타율 0.298, 22홈런을 기록하며 1군에 올라갈 채비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1군에서 좀처럼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2군에 머문 시간이 많아지며 ‘미완의 거포’, ‘2군 홈런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20시즌 1군에서 타율 0.260, 8홈런을 기록하며 자리를 잡는 듯 했으나, 팀 내 강백호라는 스타플레이어가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하면서 문상철의 입지는 다시 좁아졌다.

긴 기다림 끝에 2023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당해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2-2 동점 9회초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선 문상철은 LG 마무리 고우석의 6구째 커브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직격, 결승 타점을 올렸다. 1차전 MVP는 그의 몫이었다. 2024시즌에는 타율 0.256, 17홈런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FA 허경민 영입 이후 기존 3루수 황재균이 1루수로 이동하며 다시 입지가 좁아졌고, 올해는 FA 김현수의 영입으로 설 자리가 더욱 줄었다. 시즌이 막판을 향해 가고 있지만 올해 1군 엔트리에서 문상철의 이름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29일 경기에서 7회초 문상철이 대타로 들어섰다. 결과는 3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찾아온 한 번의 기회는 아쉽게 끝났다.
한 타석, 한 번의 스윙으로 모든 것을 보여줄 순 없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버텨온 문상철이다. 그의 기다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