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당진항 인근 현덕면 권관리 어민들
“1만t 이상 배 여기로 들어온 적이 없어”
평택해수청 “다양한 의견 듣고 신중 검토”

평택시 현덕면 권관리 어민들이 평택·당진항 때문에 항만구역으로 묶인 마을 인근 어장을 항만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항만구역으로 묶여 어업 행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최근 이상기후 등으로 도내 갯벌의 바지락 생산량이 급감(8월 18일자 1면 보도)해 어업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민들의 속을 더 태우고 있다.
28일 오후 평택 권관항어울림센터에서 만난 어민 이모(66)씨는 ‘평택·당진항 항만구역 일부 해제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모 씨의 바람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교각부터 삽교호 배수갑문과 아산호 배수갑문에 이르는 해역을 항만구역에서 제외해 권관리 어민들이 합법적으로 마을 앞 어장에서 마음껏 어업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는 “1만t 이상의 배가 지금까지 여기로 들어온 적이 없어 이곳에서(마을 앞 어장) 어업하는 것이 바다 밖으로 나가 어업하는 것 보다 안전하다”며 “이곳 어민들처럼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관리 어촌계를 비롯해 충남 아산시 인주어촌계와 충남 당진시 신평어촌계·한진어촌계는 지난해 평택·당진항 항만구역 일부 해제 대책위원회를 구성, 항만구역 해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들은 국회 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항만구역 해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항만법 시행령에 따르면 항만구역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거나 양식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 때문에 권관리 어민들은 마을 앞 어장을 놔두고 서해까지 나가 어업 활동을 해야 한다. 어민들의 배는 대부분 3t 미만으로 작은 규모인데 서해로 나가는 과정에서 평택·당진항의 큰 배들이 만들어 내는 너울성 파도를 견디며 위험하게 바다로 나가야 한다는 게 권관리 어촌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평택·당진항은 지난 1986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는데 이들이 제외해 달라는 항만구역은 현재까지도 항만 기능이 전혀 없어 연안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항만구역에서 빼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장래 항만개발 필요성이나 항만기능에 미치는 영향 등 항만구역 해제 필요성을 검토한 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해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항만구역의 변경 내용을 확정해 항만법 시행령 ‘별표 1’을 개정해야 한다.
이처럼 항만구역 변경은 간단하지 않지만, 권관리 어민들은 어려운 길을 걸으려 한다.
박판규 권관리 어촌계장은 “항만구역 해제는 어민 입장에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는 것”이라며 “어업을 통해 먹고 살수 있어야 귀어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권관리 어민들의 요구에 대해 해양수산부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항만구역 변경은) 항만 쪽 관계자를 비롯해 지자체 등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