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야, 앉아”… 강아지와 교감하며 마음의 문 연 발달장애인들

  • 입력 2026-08-29 10:48:19
구리시 반려동물문화센터서 활동보조사 도움
처음엔 만지지도 못했지만 낯섦·두려움 완화

구리 반려동물문화센터 교육실. 지난 26일 발달장애인 6명이 강아지를 대하는 방법을 익혔다. 발달장애인 성민(가명)씨가 유기견 조이에게 ‘앉아’, ‘손’ 등의 신호에 따라 행동하면 간식을 주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은 취재에 동행한 구리시 홍보팀이 촬영했다. 2026.8.26 /구리시 제공 “낯설고 놀랍고, 무서운 강아지가 편해졌어요.”

지난 26일 발달장애인 6명이 활동보조사와 함께 구리시 동구동에 있는 반려동물문화센터(이하 센터)를 찾았다.

인구 10명 중 3명이 반려인인 시대에 동물에 대한 이해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트인다면 마음에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노인 우울증, 신체장애인,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반려동물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인정됐다.

구리시는 이번에 발달장애인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반려동물문화센터와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가 손을 잡고 희망하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동물매개활동을 시작했다. 올해가 처음이고 첫 수업은 지난 6월에 있었다. 오는 10월까지 매월 1회씩 열려 이번 달 회차는 3회차다.

거동이 불편한 참가자에게 천유진 강사가 리겔을 데리고 다가갔다. 참가자가 활동보조사의 도움으로 리겔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2026.8.26 /구리시 제공 이날 수업은 강아지에게 먹이를 주고 강아지 얼굴을 보고 기분을 이해하기가 목표였다. 참가자들은 강사와 센터 관계자의 통제에 놓인 강아지를 만져보고 말을 걸며 간식을 줬다. 유기견으로 센터에 입소해 센터 식구가 된 ‘조이’와 천유진 강사가 데려온 ‘리겔’이 정서 매개 역할을 톡톡히 했다. 6명의 참가자에게 조이와 리겔이 다가갔을 땐 거부반응 대신 미세한 표정 변화가 나타났다.

참가자 중 대화가 가능한 성민(가명)씨는 조이에게 먹이를 주고 나서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많아졌다. 성민 씨는 “내가 ‘조이 앉아’라고 했을 때 잘 알아들었다. 편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처음엔 낯설고 놀라고 무서웠다. 당황했다. 지금은 내 말을 알아들으니 편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리겔과 조이의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난 두려움이 줄었고, (기존 수업 덕에) 산책할 때 만난 강아지를 대할 때도 좀 편해졌다”고 말을 이어갔다.

임혜희 반려동물문화센터장은 “첫 회에는 강아지를 못 만지던 참가자들이 지금은 거부반응이 없다”며 “매개견과의 교감을 통해 참가자들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고 동물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반려동물 매개활동 교육실 모습. 2026.8.26 /구리시 제공 반려동물문화센터는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입양문화 조성을 위해 지난 2022년 개소했다. 지난해에 77마리의 유기·유실·위기동물을 데려와 70마리에게 새 가정을 찾아주었다. 센터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반려동물을 돌보는 정보를 전하기 위한 교육도 다양하다. 주말에 운영하며 월요일이 휴관일이다.

임 센터장은 이번 기획이 “구리시 반려돌봄센터의 전문 인프라와 발달장애인협회의 맞춤형 돌봄 노하우가 결합해 구리시만의 독자적인 ‘반려동물 연계 포용복지’ 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중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장은 “자폐성 발달장애인들의 경우 타인과의 스킨십을 싫어하는데 동물과의 스킨십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도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