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서 나뉜 서해구·검단구… 예산 정산 놓고 갈라질 위기

  • 입력 2026-08-31 20:31:35
분구전 검단에 집행 예산 580억 이상
하반기 세입서 돌라달라는 서해구
이전 채무 떠안은 검단구는 ‘난색’
양측 이견에 법정공방 이어질수도

서해구 청사(왼쪽)와 검단구 임시청사의 모습. 2026.6.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7월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천 서구에서 둘로 갈라진 ‘서해구’와 ‘검단구’가 예산 정산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 이전인 올해 상반기 서구(서해구)가 검단지역에 미리 집행한 예산을 검단구의 하반기 세입에서 돌려달라는 것인데, 정산금 규모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나타내고 있어 최악의 경우 법적 다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서해구에 따르면 검단구와 분구 전 서구는 올해 세입과 세출을 각각 1조7천457억원으로 책정했다. 서구는 지난 7월1일부로 아라뱃길 아래쪽은 서해구, 위쪽은 검단구로 분구됐다.

앞서 서구는 본예산 가운데 세입 414억원, 세출 1천98억원을 분구할 검단구 몫으로 편성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편성할 때 세입과 세출을 일치시켜 총액을 0원으로 맞추지만, 분구를 앞두고 검단지역에 대해서는 기반시설 구축 등 초기 투자 비용을 감안해 지출을 더 크게 책정했다.

문제는 분구 이후 시작됐다. 서해구가 서구 시절 검단지역에 쓴 예산에는 미래에 들어올 검단구의 세입(재산세)도 포함돼 있다. 재산세는 자치단체의 주요 세원인 지방세 중 하나로, 1년에 두 번 7월과 9월 나눠 징수한다. 한 해 예산을 편성할 때 지방세로 들어올 돈을 추정해 세입으로 잡은 뒤 일반회계로 묶어 사용하는 구조다. 이에 1월~6월 사이 취득세나 지방소득세, 지방교부세 등이 먼저 들어오면, 아직 걷히지 않은 재산세 자리를 메우기 위해 그 돈을 먼저 가져다 지출한다.

서해구는 검단구가 출범해 재산세를 거둬 세입이 생긴 만큼, 앞서 서구 시절 검단지역에 편성한 사업비에 대한 세입 예산을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해구가 검단구에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금액은 약 580억원 이상 규모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서해구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보면 검단구에서 서해구에 정산금을 꼭 돌려줘야 하는 부분”이라며 “서해구도 재정난이 심각하다. 정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검단구 재산을 압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검단구는 서해구의 정산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검단구 역시 7월 출범 직후부터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검단구는 관내 폐기물처리비를 비롯해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등 하반기에만 152억원의 예산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했다. 임시청사 임대료도 연간 25억원 수준에 달한다. 또 서구 시절 마전동행정복지센터 신축 비용과 검단17호 공원 조성비, 민생회복소비쿠폰 비용 등으로 26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는데, 분구 후 해당 시설을 이어받은 검단구가 빚을 떠안게 됐다.

검단구 관계자는 “서해구와 예산 정산을 하더라도 현재는 재정난이 심해 양쪽이 신중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며 “인천시의 중재를 통해 상호 간 합리적 기준을 세워 정산금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행정구역 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제물포·영종·서해·검단 등 4개 구의 올해 부족 예산은 모두 4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이들 기초자치단체는 출범 초기부터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