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구조 수시 변경 정비안해 차선 없어 '곡예운전'
月 3~4건 사고발생… 시·철도공단 '책임 떠넘기기'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지자체가 수원 광교동 신분당선 공사현장 일대의 도로정비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8시께 수원시 광교동 컨벤션센터 인근 광교중앙로 800m 구간. 왕복 4차로의 도로에 차선이 지워져 아예 없거나, 흐릿해 운전자들의 곡예운전이 이어졌다. 지워진 차선을 미처 보지 못하고 잘못 진입해 S자로 휘청거리거나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는 차량들도 잇따랐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관할 지자체가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도 도로정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난 2011년부터 신분당선 연장공사에 들어가면서 해당 도로의 관리책임을 철도시설공단에 인계했다. 하지만 공단은 해당 도로가 공사구역이기 때문에 도로구조가 자주 변경될 수 있어 신분당선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도로 정비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사구간의 차선이 구조물로 인해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차선 도색을 그때마다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수원시는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해도 '관리 책임은 공단에 있다'고 공단에 민원내용을 통보만 하고 있을뿐 관리책임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결국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달 초 비 때문에 차선이 아예 보이지 않아 차로를 잘못 진입한 차량 두 대가 충돌하는 등 한달 평균 3~4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용인시 성복동 두산기술연구원 인근의 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 신분당선 성복역 공사로 성복로 300m 구간의 차선은 거의 지워진 채 방치되고 있다. 운전자 이모(30·용인 신봉동)씨는 "늦은 밤 비까지 오면 차선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며 "지난해부터 지자체 등에 민원을 수차례 넣었는데 책임이 없다는 말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차선이 지워진 도로에 대해 민원이 자주 들어오지만, 신분당선 공사가 끝날 때까지 도로정비를 할 법적 근거가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이달 말에 신분당선이 완공되면 차선 복구 작업 등 도로정비를 끝내고 해당 도로 시설물 일체를 해당 지자체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정표·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