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폭발물 의심물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발생 4일이 지나도록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등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사건 발생 이후 광역수사대와 인천공항경찰대 등 70여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반을 꾸려 범인 검거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폭발의심물체가 발견된 인천공항 1층 입국장 주변 CCTV 84대의 녹화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한 부탄가스통과 화과자 포장박스, 생수병 등 관련 증거품들을 수거, 유통 경로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항 화장실 현장에서 발견한 지문 19점과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어로 된 메모지는 한국이슬람학회와 아랍어학회 등 공신력 있는 곳에 의뢰해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할만한 단서가 발견되면 이번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해 조속히 범인을 검거한다는 방침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용의자를 찾는데 국민의 관심을 촉구할 단서가 나오면 공개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 밀입국해 도주한 20대 베트남인의 행적도 오리무중이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이 CCTV로 밀입국범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많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흥빈·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