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교통지옥 개선책 없이' 대규모 아파트 승인

고양시, 탄현동 일대 공동주택사업 허가… 주민 의혹제기
"김포~관산道 확장"대안에 "수년째 표류 미봉책" 반발
  • 김우성 기자
  • 발행일 201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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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를 성토하는 대형 현수막이 아파트에 내걸린 가운데 주민들이 병목현상에 시달리는 마을도로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고양시가 차량 병목현상에 시달리는 아파트단지 옆에 제대로 된 교통개선 대책도 없이 대규모 공동주택 사업을 승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고양시와 해당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 일산서구 탄현동 101일원 옛 군 사격장 10만8천여㎡ 부지에 유명브랜드 아파트 16개동 1천700여세대가 입주하는 공동주택사업을 승인했다. 예정대로 분양이 이뤄질 경우 4천500여명이 거주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사업부지 주변은 탄현 4개 단지 2천300여세대가 밀집해 있음에도 마을 도로 대부분이 편도 1차로에 불과, 평소 출퇴근 시간대면 서울 및 고양·파주시를 오가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100m 이상 정체가 발생하던 곳이다.

이에 주민들은 최근 대형 현수막 등을 이용해 납득할 만한 교통대책 없이 사업승인을 내준 고양시에 의혹을 제기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시는 사업을 승인할 때 왕복 2차로인 마을 중심도로의 양옆 보행로 폭을 각 0.5m씩 줄이면서 가로수를 다 뽑아내고, 각 4m 너비의 기존 차로는 1m씩 좁혀 차로당 3m 너비의 3차로를 조성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자체 분석 결과, 이 계획대로라면 새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더라도 교통체증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근본 해결책으로는 탄현동 외곽에 추진 중이던 김포~관산간 도로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도로는 파주 운정3지구 개발지연 및 주택가 토지수용 등의 문제로 수년째 사업이 표류중이다.

주민들은 마을도로 확장 계획은 미봉책일 뿐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아울러 보행로를 줄이면 인근 초·중·고 학생과 노약자들의 사고가 빈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업지 바로 옆 단지 주민 박모씨는 "이 때문에 전임 시장들은 관산~김포 도로가 확실하게 개통돼야만 사격장부지 개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이라며 "대형 아파트단지가 만들어지면 상식적으로 길을 더 넓혀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이런 허술한 대책만으로 사업이 허가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는 "새 아파트단지 진출입로를 탄현동 말고 파주 방향으로 연결하면 문제가 해결되는데 왜 쉬운 방법을 놓고 무리수를 두려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마을도로 확장뿐 아니라 경찰과 신호체계 변경을 협의해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관산~김포 도로는 다음 달부터 재추진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