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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수인선 협궤열차 모습이다. 수인선 인천구간 운행은 1973년 남인천∼송도 구간 폐쇄 후 43년 만으로 오는 27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
日강점기 수탈 수단… 1973년 폐선
승용차 30여분 거리 9분만에 도착
신·구도심 하나로 잇는 시민의 발"꼬마열차가 돌아왔다."
일제강점기 자원수탈 목적으로 운용되다 해방 후에는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달리던 꼬마열차가 43년 만에 새롭게 단장하고 인천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오는 27일 개통하는 수인선 인천구간(인천역~송도역·7.3㎞)을 24일 미리 타봤다. 인천역에서 출발한 지 단 9분 만에 송도역에 도착했다.
오전 11시30분 인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평균 시속 120㎞로 신포역, 숭의역, 인하대역을 2~3분 간격으로 지나 송도역에 11시39분 도착했다. 승용차로 가면 30여 분이 소요되는 거리를 10분 내로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폭 762㎜의 좁은 철로를 다녀 '협궤(狹軌) 열차'로 불리기도 했던 수인선.
수인선은 일본인 소유 경동철도주식회사가 1937년 8월 일제강점기 경기도 여주의 쌀과 소래·군자 염전의 소금을 인천항을 통해 수탈하기 위해 개통했다. 경동철도주식회사는 당시 수여선(수원~여주)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수인선은 여주의 쌀을 인천항까지 운송하기 위해 노선을 연장한 것이다. '수인선'이란 이름도 그때 지어졌다.
그러나 해방 이후 도로교통이 개선되면서 화물 운송보다는 여객 노선의 기능만 남게 됐다. 이마저도 효율성 저하로 1973년 송도~남인천 구간과 1994년 송도~한대 앞 구간이 차례로 폐선되고, 마지막으로 1995년 한대 앞~수원 구간이 폐선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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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을 건너 달리다 43년 만에 개통되는 수인선 복선 전철 인천구간 전동차량이 24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역에서 시험 운행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
그러다 정부가 2004년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교통 편의를 위해 '수인선 복선 전철화 사업'을 시작해 서민들의 발로 재탄생하게 됐다.
수인선은 인천의 구도심과 신도시를 관통하고 인천과 경기도 시민들을 하나로 잇는 단순한 교통수단의 의미를 넘어선다. 수인선 인천 종점인 인천역은 1899년 우리나라 최초의 경인철도가 출발했던 경인선 인천역과 환승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표 관광지인 월미도, 짜장면 탄생지인 차이나타운,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 등 근대 문화를 맛볼 수 있다. '닭강정과 쫄면'으로 대표되는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거리를 거닐 수 있는 신포역을 지나면 숭의역에서는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풍기는 곡물가게가 즐비한 수인곡물시장을 가볼 수 있다.
인하대역에는 젊음과 청춘으로 상징되는 대학가인 인하문화의거리가 있다. 송도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볼 수 있으며 원인재역에서는 인천지하철로 환승해 송도신도시로 갈 수도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수도권본부 건설총괄처 이만수 처장은 "이미 만들어진 도심에 전철을 짓느라 유난히 민원도 많았고 시민들이 분진·소음 등 고생을 견뎌야 했다"며 "2019년 학익역이 개통되고 내년 말 한대앞~수원 구간까지 전 구간 공사가 완료되면 수인선은 수도권 서남부의 핵심 교통망이자 인천의 구도심과 신도시를 잇는 특별한 열차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