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새 그림 그린 '루원시티' 강점과 약점은?

상업용지 확대로 사업성 UP… 비싼 조성원가 '한계' 넘어야
  • 목동훈 기자
  • 발행일 2016-02-26
인천 루원시티
장기간 사업이 지연된 루원시티(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도시개발사업) 조성사업이 사업 면적과 계획인구 조정 등 사업성을 개선한 개발계획으로 변경한 가운데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25일 오후 인천시 서구 가정오거리 상공에서 본 루원시티 예정지 모습. 드론촬영/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도시 콘셉트 '복합입체도시'→'삶의 질 제고' 12월 공사발주 계획
우수입지 불구 가격 경쟁력 뒤져… 전철연장·앵커시설 유치 과제


인천시와 LH가 '루원시티' 개발계획을 약 7년 만에 대폭 변경했다.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인데, 이로써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루원시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비싼 조성원가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사업 진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7년 만에 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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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원시티 조성 사업은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를 '새 도시'로 개발하는 것으로, 이 지역은 2006년 8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인천시와 LH는 루원시티를 '국제적 수준의 복합입체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업은 초기부터 녹록지 않았다.

기존 건물을 모두 헐고 새 건물을 짓는 방식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데다, 민간자본 유치도 어려운 것으로 검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와 LH(당시 대한주택공사)는 사업을 강행했다. 약 1천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2008년 6월 토지·지장물 보상 협의를 시작한 것이다.

이후 약 1조6천억원의 보상비가 투입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감사원은 루원시티 사업 손실액을 7천838억원(2013년 말 기준)으로 예상했는데, 금융비용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그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인천시와 LH는 지난해 3월 루원시티 사업 재개에 합의, 개발계획 변경 작업에 착수했다. 면적·계획인구와 주거용지 축소, 일반상업용지(주상복합) 확대 등이 뼈대인 개발계획 변경안은 지난 24일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2009년 4월 개발계획을 기준으로 하면, 약 7년 만에 '새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래픽 참조

시 관계자는 "도시 콘셉트를 '입체복합도시'에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 제고'로 변경했다"며 "7월 실시계획 인가, 10월 실시설계 심의 등을 거쳐 이르면 12월에는 단지 조성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했다.

■ 우수 교통체계 '강점', 비싼 조성원가 '약점'

루원시티는 우수한 입지 조건과 교통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인천의 중심부이면서, 인천국제공항과 서울(경계)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운영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루원시티 중심상업지구에는 인천지하철 2호선(7월 개통 예정) 역사가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도 루원시티를 경유하는 것으로 인천시는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비싼 조성원가다. 루원시티 조성원가는 3.3㎡당 약 2천100만원(추산치)으로, 청라국제도시 등 주변 개발사업보다 비싸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인근 사업지구에 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전략적으로 일부 용지를 조성원가보다 싸게 공급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 분양가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 조기 건설 여부도 루원시티에 영향을 끼칠 변수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청라 연장선 건설이 확정되면, 루원시티의 토지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루원시티 중심상업용지에 테마상가 등 앵커시설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루원시티 사업은 용지나 건물을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도 매우 중요하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나쁘지 않다. LH와 함께 앵커시설 유치 활동도 벌이고 있다"며 "사업이 지연되면 금융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업 재개가) 늦을수록 손해"라고 했다.

LH는 이번 개발계획 변경이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단지조성 공사는 내년 4월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루원시티는 인천시와 LH가 사업 완료 후 손익을 절반씩 나누는 것으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손실 발생의 책임과 손실액 부담 비율을 놓고 인천시와 LH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