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놀란 주민 "시공사 못 믿어"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업체
공사중단 안전 진단 밝히자
주민추천 전문가 참여 요구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6-03-31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김포구간 지하차도 터널 공사로 인해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고, 건물 균열 등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자(경인일보 3월 29일, 30일자 23면 보도) 관계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공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 터널 구간 시공사인 한라건설은 "터널 공사 작업을 중단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 지역에 대한 안전진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라건설 측은 싱크홀 발생 지점에 대한 보강 공사를 하고, 다음 달 5일부터 주변 지역에 대한 안전 진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공사를 중지했다"며 "안전 진단 결과를 보고 난 뒤 적절한 방법을 찾아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와 동구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안전 진단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주민들은 "싱크홀 발생 지점인 동구 송현동뿐만 아니라 화수동, 화평동, 중구 율목동 등 터널 경로에 있는 모든 지역에서 안전 진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안전 진단에 참여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주민 장회숙(59·여)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도 싱크홀을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데 어떻게 저들(관계 기관)을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균열이 발생한 만큼 믿을 수 있는 제3의 전문기관에 맡겨 안전 진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연구원 이기영 생태환경연구실장은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은 소음과 진동뿐만 아니라 지하수 이동, 지질 변화 등 다양해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단순하게 시공 업체에 안전진단을 모두 맡기기보다는 시나 구가 나서 전문기관에 맡겨 주변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안전 점검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