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공사 '실제 같은 훈련'
직원들에게도 내용 안알려
신뢰잃은 시민 '소문' 확산
사장대행 기자회견 해프닝
인천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의 탈선 상황을 가정한 복구훈련이 실제 탈선 사고로 오인돼 소동을 빚었다. 개통 후 각종 안전사고 발생으로 신뢰를 잃은 2호선의 현재 모습이 이번 소동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7일 오후 9시 30분 '훈련 메시지'를 2호선 종합관제소에 전달했다. 운연역 차량기지 선로에서 전동차 탈선사고가 났으니 대응하라는 내용이었다. 교통공사 직원 60~70명이 동원됐고, 전동차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장비까지 투입돼 다음날 오전 4시께 복구가 완료됐다.
교통공사는 훈련효과를 높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훈련 상황임을 알리지 않았다. 훈련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전동차를 조정해 탈선한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교통공사 사장 직무대행, 공사 기술본부장, 관제실장 등 일부 간부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훈련사실은 직원들에게 통보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복구작업 직원들을 중심으로 2호선에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2호선은 개통 첫날부터 각종 장애로 1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됐다. 전동차에 공급되는 전력이 갑자기 끊기는가 하면, 출입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등 총 9건의 운행정지 사고가 잇따랐다. 각종 사고로 시민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탈선' 소문은 더욱 빠르게 번졌다.
소문이 확산되자 이광호 교통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광호 사장 직무대행은 8일 인천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훈련효과와 직원들의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교통공사는 비상펌프 가동, 열차 무선기지국 장애 복구, 선로전환기 고장 복구 등 각종 돌발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불시에 시행할 방침이다. 혼선을 예방하기 위해 훈련을 마친 뒤엔 직원들에게 '훈련 상황'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알릴 계획이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