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노선도, 승객 우왕좌왕

"버스 안내라도 제대로 하지"
개편 2주 넘도록 혼란 지속
민원만 796건 이용객 '분통'
  • 신상윤 기자
  • 발행일 2016-08-18
"버스 노선을 바꿨으면 안내라도 제대로 하든지, 노선 안내도를 반대로 붙여놓으면 버스를 어떻게 타라는 겁니까."

인천지역 시내버스 노선이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맞물려 전면 개편된 지 2주가 넘어섰지만,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17일 오전 11시께 인천 서구 석남동 방죽삼거리 시내버스 정류장(정류장 ID 42681). 국제성모병원을 가려던 정모(62)씨는 시내버스 84번 노선도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버스 운행 방향 안내가 반대쪽으로 돼 있어서 맞은편으로 길을 건너갔다 왔는데, 버스 기사는 또 맞은편에서 타야 한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버스의 운행 방향은 SK인천석유화학 쪽인데 반해 정류장에 부착된 '2016년 7월 30일 이후 개편노선' 안내도는 반대 방향인 석남동차고지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오후 2시40분께 인천 부평구의 아이즈빌(부평CGV) 앞 시내버스 정류장(정류장 ID 40595). 간석오거리 방향으로 가기 위해 592번 버스를 탄 성모(54·여) 씨는 네 정거장을 지나 신영자동차 정류장에서 내려 같은 번호 다른 버스를 다시 타야 했다.

성씨가 탄 버스는 운행 노선 중간에 종점인 신영자동차 정류소를 거쳐 가기 때문에, 간석오거리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같은 번호의 출발하는 버스로 타야 하는 것이다.

성씨와 같은 상황의 승객 5명은 결국 버스를 갈아타며 요금 950원(버스카드 기준)을 한 번씩 더 내야 했다.

성씨는 "버스에 간석오거리 방향이라고 써 놓고 종점에 도착했으니 다른 버스를 타라고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다른 버스를 탔으면 환승요금이라도 냈을 텐데 같은 버스라 요금 할인도 안 됐다"고 성토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 후 지난 16일까지 796건의 버스 노선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특히 노선 개편으로 일부 버스 정류장에 안내노선도가 부정확하거나, 정류장에 노선 안내가 없다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교통공사에서 용역업체를 선정해 노선도를 제작하는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정류장 등에 직접 나가서 오류 부분이 발견되면 인천교통공사와 협의해 바로 수정해 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