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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찔한 탑승'24일 오후 수원 못골종합시장 앞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들이 정류장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버스베이' 공간을 활용하지 않고 정차,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도로로 나온 승객과 오토바이 등이 추돌하는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
24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 버스 정류장. 30여명의 승객들은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하자 보도에서 내려 2m정도 차도를 지난 뒤 버스에 탑승했다.
이때 오토바이 1대가 차도로 나온 승객들 사이사이로 곡예운전하듯 지나갔다. 이 정류장에는 버스가 인도로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한 '버스베이'(Bus Bay)가 설치돼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버스는 없었다.
같은 시간 안양시 비산2동 미륭아파트 정류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10여분 간 정류장을 지나간 버스 10대 중 버스베이를 이용한 버스는 1대에 불과했다. 한 시내버스 기사는 "이 정류장은 버스베이의 길이가 짧아 들어가면 다시 본선도로로 나오기 힘들다. 배차간격을 지켜야 하는 기사 입장에선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버스 정차시 본선도로의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보도 측으로 공간을 마련한 버스베이를 사실상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도로의 구조시설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버스베이는 교통량이 많은 도시지역의 경우 60m(감속차로 20·정차로 15·가속차로 25), 교통량이 적은 지방지역은 90m(감속차로 35·정차로15·가속차로 40)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설치된 버스베이는 대부분 15~20m로 기준에 크게 못미치는 실정으로 버스업계는 진입하면 나오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버스베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차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지만 이를 설치한 지자체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신도시의 경우, 버스베이를 길게 설계해 적용할 수 있겠지만 구도심 도로들은 이미 활용하고 있는 도로에 새로 버스베이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규정대로 만들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안전띠 매기, 전조등 켜기 등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경찰도 정작 버스베이 미활용으로 인한 사고에는 무감각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중교통 승하차시 오토바이 등을 조심하라는 캠페인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버스베이 자체에 대한 안전 캠페인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