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누구를 위한 지하차도 인가?

LH 지방도 317호선 연속화 800억 투입 2019년 완공
공사구간 도시 관문 시청 지나… 동·서 단절 우려감
"상권쇠퇴 불가피 물류기업 좋은 일" 주민 거센 반발
  • 김태성 기자
  • 발행일 2016-09-01
지방도 317호선 연속화를 위해 추진 중인 '오산시청 지하차도' 건설공사와 관련해 공사 지역 인근 주민들이 "오산에 실익이 없는 희생만 강요하는 사업"이라며 반대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 도로가 지하차도화 되면 화성 동탄과 평택을 잇는 흐름이 원활해질 수 있을지 모르나 공사 구간이 오산의 관문 역할을 하는 시청 앞이어서 자칫 인근 상권을 쇠퇴시키고 오산의 동·서 구간을 단절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

특히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기습적으로 공사를 개시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31일 오산시와 LH동탄사업단 등에 따르면 오산시청 지하차도는 지방도 317호선 연속화 공사의 일환으로, 해당 구간 사업비만 800억원(전체 사업비 1천524억원)에 육박한다.

사업 발주는 LH가 맡고 있으며 2019년 10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사의 핵심은 화성 동탄과 평택을 잇는 동부대로 구간 중 출·퇴근시간 정체구역으로 꼽히는 오산시청 교차로 상하행선 550m 구간을 왕복 4차선으로 지하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이 논란이 되는 것은 오산의 중심상권 지역을 하루 5만대에 달하는 차량들이 지상과 단절돼 지하화된 구간으로 통과하게 된다는 데 있다. 이에 주민들은 지하차도가 운암지구 상권은 물론 개발예정인 '운암뜰 사업'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하차도에 반대하는 A씨는 "오산시청 지하차도는 동탄산업단지 기업이나 인근 물류회사에게만 좋은 사업"이라며 "오산의 입장에서는 교통 관문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지역으로 전락해 상권이 쇠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인근 지역 자영업자 B씨도 "공사를 시작하니 불편을 감수하라고 내붙인 현수막을 보고, 지하차도 공사를 알게 됐다"며 "오산시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공사인데, 어떻게 LH와 시가 주민설명회 한번 안 할 수 있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LH관계자는 "2009년 이미 확정된 정부 계획에 따른 공사로 시를 통한 주민 공람을 거쳤다"며 "결정된 계획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