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가 인천도시철도 2호선 탈선사고를 훈련 상황인 것처럼 조작해 거짓 보고하고 기자회견까지 한 임원 2명을 해임하고, 관련자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 감사결과에 따라 이광호 경영본부장과 조신구 기술본부장 등 2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종합관제소 소장 등 간부 2명은 중징계, 훈련결과보고서 허위 작성과 관련된 직원 4명은 경징계 처분할 예정이다.
또 전동차 탈선사고를 훈련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훈련결과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부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 기술본부장 등 임원 1명과 관련자 3명은 고발할 방침이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8월 7일 인천 2호선 운연역 차량기지에서 발생한 전동차 탈선사고를 훈련상황으로 조작해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허위로 보고했다.
이중호 사장과 영업본부장(상임이사)·감사 등 나머지 임원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겠다며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중호 사장은 "시민을 위한 안전한 지하철을 운영해야 하는 기본 의무를 저버린 일로 있어서도 안 되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 임원이 사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본다"며 직접 감사를 진행했지만,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존하다 보니 일부 사실관계는 정확히 밝히지 못한 채 감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광호 경영본부장은 감사 과정에서 "탈선사고를 훈련으로 조작한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교통공사 일부 직원들은 "경영본부장이 탈선사고가 난 다음 날 훈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며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했다는 게 인천시 관계자들의 얘기다.
시 관계자는 "경영본부장 본인이 '탈선사고인지 몰랐다'는 진술을 계속했다"며 "관계자 진술 이외에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