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인천공항 이용료 176억 '항공사 주머니로'

공항공사 정산때 수수료 5% 배정
年 100억 넘는 금액 '적절성' 지적
  • 차흥빈 기자
  • 발행일 2016-10-24
국내외 여행객들이 지불하는 인천공항 이용료 가운데 연간 수백억 원을 항공사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지난해 이용료 징수 대행으로 거둔 수수료가 인천공항의 경우 176억 원에 달했다.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탑승객들은 공항 운영사인 인천공항공사에 1인당 1만7천원의 '공항이용료'를 내고 있으며, 이는 항공기 탑승권 가격에 포함돼 있다. 공항이용료를 두고 공항공사는 항공사가 추후 정산하는 구조다.

공항공사가 공항이용료를 항공탑승권에 부과하고 항공사들이 이를 정산할 때 수수료 5%를 가져가고 있다. 공항이용료를 항공사가 대신 받아주는 비용을 공항공사가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이 같은 수수료 명목으로 항공사에 지급된 규모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각각 68억 원, 51억 원,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각각 15억 원과 11억원을 받았다. 다른 저가항공사와 외국항공사도 같은 방식으로 수수료가 지급됐다.

공항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국적항공사와 외국항공사들이 이용료 징수 수수료로 받은 금액은 지난 2012년 137억원에서 지난해 17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항공사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가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공항공사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공항 이용료의 일부는 사실상 공항으로 인한 환경·소음피해 등 관련 자치단체를 위해 사용돼야 하지만, 항공사만을 위한 수수료 배정은 문제가 있다"면서 "개항 초기 공항공사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공항이용료의 7%에 대해 지역환원사업으로 배정하려는 검토가 있었으나 그 후 진척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차흥빈기자 sk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