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섬에 갇힌' 양주 서재마을주민 두번 울리나

구리~포천 민자고속도 개발… 기존 마을입구는 '폐쇄'
새 진입로 130도이상 꺾인 설계 차량 중앙선 침범 위험
출입구 마저 변경 노약자 정류장 수백m 둘러가 '분통'
  • 김연태·최재훈 기자
  • 발행일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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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 화물차 운전자가 협소하고 기형적인 구조로 건설된 양주시 서재마을 진입로 탓에 중앙선을 침범해 들어서고 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시행사인 서울북부고속도로(주)가 도로섬에 갇힌 양주시 서재마을(경인일보 3월 21일자 21면 보도)의 진입로마저 기형적인 구조로 건설해 주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새로 만들어진 진입로가 협소한 데다 큰 각도로 꺾어 들어가도록 설계돼 교통사고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양주시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고속도로(주)는 지난달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양주구간 건설공사에 따라 서재마을의 기존 입구를 폐쇄하는 대신 100m 아래 지점에 새로운 진입로를 만들어 임시개통했다.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진입로는 국가지원지방도 56호선(양주~포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마을로 들어가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진입로 폭이 너무 좁은 데다, 좌회전 시 130도에 가깝게 꺾어 돌도록 건설돼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실제 승용차 운전자들은 좌회전을 할 때마다 중앙선을 침범하기 일쑤고, 마주 서 있는 차량과의 추돌사고를 피하기 위해 급히 핸들을 꺾는 모습도 종종 연출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화물차 등 대형차량은 진입로가 아닌 진출로로 들어가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주민 이모(62)씨는 "조용한 시골마을이 온통 도로에 갇힌 것도 억울한데 진입로마저 형편없이 설계돼 울화통이 터진다"며 "고속도로 시행·시공사가 가뜩이나 힘든 주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들 불편도 더 커졌다. 새로운 입구가 만들어진 탓에 기존 입구주변에 있던 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수차례 찻길을 건너 200m가량을 더 걸어가야 한다.

또 다른 이모(70)씨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임을 감안할 때 이 역시도 큰 문제"라며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시도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 6일 서울북부고속도로 측에 진입로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진입로가 회전반경이 작아 교통사고발생 위험이 예상돼 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버스정류장 문제는 진입로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주민과 협의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진입로는 국토교통부 교통심의 등을 거쳐 지어졌으며, 설계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다만 주민불편 사항에 대해서는 상세히 검토해 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서재마을은 2014년 의정부 장암~동두천 상패를 잇는 국도 3호선 대체 우회도로(26.9㎞)가 개통된 데 이어 지난해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양주구간(5.94㎞) 개설공사까지 본격화되면서 마을 전체가 도로로 둘러싸인 '도로섬'으로 전락했다.

양주/최재훈·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