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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귀 전 해양수산개발연구원장이 지난 19일 열린 인천시민강좌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러시아의 신동방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
대륙철도·도로 유럽까지 연결
대형선박 개발 비용·시간 절감
러 신동방정책, 새경제축 의도
'강대국 인프라' 활용방안 필요'우리나라 해양력·해양산업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인천시민강좌 첫 강연이 지난 19일 열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상수 의원과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해양항만위원회(위원장·허식)가 주최하는 인천시민강좌는 오는 7월 21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경인일보는 김성귀 전 해양수산개발연구원장의 강연(총 10회)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19일 열린 첫 강연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러시아의 신동방 정책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중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은 해양력·해양산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도시와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육상 개발은 거의 다 끝났기 때문에, 바다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해상로'는 육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다른 나라로 팔거나, 자국에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김성귀 강사는 "역대 강대국들은 바다를 지배했다"며 "중국도 마찬가지다.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경제적·외교적으로 세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또 "(중국은) 잠자는 사자가 일어나서 어디론가 방향을 잡고 뛰어가는 단계"라며 "(한국이) 이때 (사자의 등에) 올라타야 같은 속도로 갈 수가 있다"고 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한국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대일로'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복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달하는 비단길,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연결되는 바닷길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고속철도 건설에 주력했다. 김성귀 강사는 "중국이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진출하려고 보니 한국·일본·대만에 막히고, 이미 미국은 태평양을 잡고 있었다"며 "과거 몽골이 육상으로 유럽까지 진출한 것처럼, 고속철도·도로를 통해 유럽까지 진출하는 것이 바로 육상 실크로드"라고 했다.
해상 실크로드는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대형 선박 개발로 물류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성귀 박사는 "낙타는 500㎏을 실어 나르지만 대형 범선은 100~200t을 적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육상 실크로드가 죽었다"며 "지금은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많은 화물을 한 번에 실어 나르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러시아는 경제 활성화와 해양력 강화를 위해 신동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은 자국에서 나오는 석유·가스·철광석 등의 자원을 다른 나라에 팔기 위한 것이다. 새 경제축 형성과 교통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인구를 늘리는 등 사회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중국 '다칭', 북한과 인접한 '코즈미노'까지 송유관을 건설했다. 또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선도사회경제개발구역법 제정, 자유항 운영 등의 법·제도를 도입했다.
김성귀 강사는 "중국과 러시아의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다롄에서 하얼빈, 치타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중국의 대륙 철도가 인천에 유리하다"고 했다.
또 "유럽에서 하얼빈을 거쳐 (북한 인근의) 자루비노로 연결되는 러시아의 교통 인프라를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러시아의 신동방포럼에 적극 참여해 교역 활성화와 산업 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