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실패 '민간투자 철도' 손보나

'의정부 경전철 파산 선고' 도내 철도사업 파장은
  • 이경진 기자
  • 발행일 2017-06-05
신분당선 적자로 자본 잠식
용인경전철도 4천억 빚더미
복수기관 평가 중립성 담보
지자체 강도높은 감독 지적


수요예측 실패로 적자운영의 대명사가 된 경전철 사태가 경기도내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운행된 의정부경전철이 개통 4년10개월 만에 2천억원대의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하자 민간투자 철도사업들의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치밀한 타당성 검토는 물론 지자체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도내 민간철도사업자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개통된 신분당선은 지난해 말 누적 손실이 3천732억원으로 자본금(2천132억원)이 완전 잠식된 상태다. 현재 은행 등 출자자들이 자본금 외에 1천700억여원의 자금 부족분을 추가 조달해 사용하고 있다.

신분당선 운영사인 네오트렌스(주)는 올해 300억원 가량을 더 투자해 기사회생한다는 방침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보다 앞서 파산위기를 맞은 용인경전철(에버라인)은 지난 2013년 민간자본 6천354억원, 정부와 지자체 예산 1천304억원 등 총 1조32억원을 투입해 개통했지만, 올해부터 27년간 총 4천150억원의 채무 상환을 해야 한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수요예측 실패다.

의정부경전철 개통 당시 수요예측 전문기관은 하루 8만여명이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사업초기 하루 이용객은 1만여 명에 불과했다.

용인 경전철 역시 용역을 통해 하루 이용객을 16만1천명으로 예측했으나, 2013년 개통 첫해 1일 평균 이용객은 1만여명에 불과했다. 올해 4월기준 이용자수는 2만9천여명으로 다소 늘었으나, 당초 수요예측과는 괴리가 크다. 신분당선도 올해 하루평균 수요예측은 37만명이었지만 현재 50~60% 수준인 21만여명에 그치고 있다.

이삼열 연세대 교수는 "무리한 민간투자 사업유치와 진행을 막기 위해선 정책실명제처럼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제성 분석과 같은 절차도 하나의 기관에 맡기는 게 아닌 복수의 기관에 맡겨 중립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