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내항 '10개 부두운영사 통합작업' 난항·용역중단]업체따라 갈린 입장, 감원불안 노조도 반기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7-07-27 제7면

인천 항만부근 내항 TOC 통폐합 반대 현수막
내년 5월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인천항 내항 부두운영사(TOC)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하역사 노조원들이 내건 TOC 통합 중단 요구 현수막이 인천항 내항 인근 곳곳에 걸려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서울 연고-향토기업도 의견차이
감축 보고서에 근로자 "중단하라"
"물동량 줄어 현상유지땐 큰 위기"

내년 5월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인천항 내항 부두운영사(TOC)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다. TOC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관련 용역은 중단됐고, 노조는 통합으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달 26일 '내항 TOC 통합 타당성 검토 및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잠정 중단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선광과 영진공사 등 내항 10개 TOC는 내항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TOC 통합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용역은 북항과 신항 등 신항만 건설로 물동량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항 10개 TOC를 1~2개로 통합해 내항의 경쟁력과 기능을 유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내항 주요 화물인 벌크 물동량은 2012년 2천306만RT(운임톤)에서 지난해 1천949만RT로 감소해 일부 TOC에서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TOC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항만공사는 해당 용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세부적인 통합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내항 TOC별로 취급하는 화물이 다른 데다, 서울에 본사가 있는 업체와 인천 향토 기업들과의 입장도 상이해 논의가 길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용역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2~3가지 통합안을 정해 놓은 상황에서 (통합) 효과 등을 검토해야 한다. 그런데 세부 사안에 대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어 더 이상의 용역 진행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천항 각 TOC에 속한 근로자들로 구성된 '인천항 하역사 노동조합 대표자 협의회'도 "TOC 통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TOC 통합 용역' 중간보고 자료에서는, 내항 TOC를 1개로 통합할 경우 내항에서 일하는 TOC 소속 근로자 337명 중 162명을 감원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노조는 '근로자 일자리 빼앗는 내항 TOC 통합을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인천항 곳곳에 내걸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2005년 TOC를 통합한 부산항은 근로자들을 다른 곳에 재배치하는 등 (근로자의)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TOC 통합을 추진하는 해수청과 항만공사는 근로자들을 위한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조를 배제한 TOC 통합을 계속 추진할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해수청 관계자는 "내항의 물동량이 줄어드는 상황에 현 시스템을 유지한다면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기 때문에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큰 틀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업계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통합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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