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여객선 준공영제' 빠르면 내년 출항

해수부 3개월간 용역 거쳐 도입
접경지·적자 항로 등 우선 전환
인천 섬지역 1순위로 분류될 듯
  • 김명호 기자
  • 발행일 2017-08-02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서해5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준공영제를 실시한다.

여객선 준공영제는 일반 시내버스에 적용하고 있는 준공영제와 마찬가지로 정부나 자치단체가 매년 일정액의 예산을 선사에 지원해 값싸고 안정적으로 배를 운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서해5도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은 물론 관광객들의 섬 방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국내 여객 항로에 준공영제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이달부터 3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라며 "용역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서해5도 항로를 포함한 국내 일부 항로에 준공영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준공영제 도입 연구 용역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맡는다.

해수부는 내년부터 준공영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항로에서 우선 이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수부가 우선 도입 대상으로 꼽은 항로는 ▲접경지역 항로 ▲적자 항로 ▲보조 항로 ▲일일생활권 필요성이 판단되는 항로 등이다. 서해5도의 경우 접경지역 항로이면서 적자 항로로 분류돼 준공영제가 가장 먼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천 도서 지역 여객선 이용자 수는 194만명 수준(인천 12개 항로)으로 섬 주민들이 53만명, 나머지 141만명은 육지에 사는 인천시민을 포함한 일반 관광객들이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도 1천542만명이 여객선을 이용했는데 이 중 섬 주민이 아닌 일반 이용객이 1천172만명으로 72%를 차지했다.

이처럼 여객선은 특정 주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이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대중교통으로 분류되지 않아 다른 교통수단보다 요금이 비싸다.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222㎞) 요금은 평일 성인기준(터미널 이용요금 제외)으로 편도 6만5천원, 대청도(203㎞) 6만1천700원, 연평도(105㎞)가 5만3천800원이다.

반면 인천~백령 항로와 비슷한 거리인 인천~김제(226㎞) 간 버스운임은 1만5천원 수준이고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KTX(397㎞) 요금은 5만8천800원, 심지어 김포~제주 항공편(저가 항공)도 3만1천200원에 불과하다.

인천, 부산, 전남 등 섬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들은 육상 대중교통 정책과 비교해 해상교통 지원책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며 정부에 준공영제 도입을 건의해 왔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이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 여객선 준공영제 시행 계획이 들어가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