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쥐락펴락 '수주' 키를 쥔 지역업체

경기도 공사 싹쓸이 이엠·씨앤씨, 동반참여 6건 '이상한 동거' 특혜논란
지역정보·인맥 보유 무시못해 컨소시엄 구성시 러브콜 많이 받아
  • 강기정·신지영 기자
  • 발행일 2017-08-02 제1면

경기도의 대형 관급공사 대부분을 특정 지역 중견 업체가 속한 컨소시엄이 싹쓸이(8월 1일자 1면 보도)해 논란인 가운데, 이들이 사실상 대형사업 수주의 키를 잡고 대형업체들을 좌지우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싹쓸이 수주의 대표격인 이엠종합건설과 씨앤씨종합건설은 동반 수주를 이어 나가면서 사실상 한지붕 두 가족 체제 속에 불공정 수주전(戰)을 치르고 있다는 진술도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경기도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거친 300억원 이상 대형공사 중 이엠종합건설과 씨앤씨종합건설이 동시에 수주한 공사는 모두 6건이다.

평택 소재 S건설사가 이엠·씨앤씨와 함께 하남선 3공구 공사 등 2가지 사업을 함께 수주한 것을 제외하곤, 컨소시엄에 동반 참여한 지역 업체가 다른 공사에도 함께 참여한 경우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업체는 하나의 사업도 따내기 힘든데, 이들 두 업체가 하나도 아니고 6개에 달하는 대형공사를 동시에 수주하다 보니 '일감 밀어주기' 의혹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엠과 씨앤씨의 수상하면서도 긴밀한 공조는 최근 사업비만 2천915억원에 달해 올해 최대 사업으로 꼽힌 경기도 신청사 수주까지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씨앤씨 관계자는 "이엠이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보니, 이엠이 투자하는 사업에는 반드시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관급공사에 대한 이엠의 영향력을 일부 인정했다.

컨소시엄 대표사로서 경기도 관급공사 수주에 도전하는 대형 건설사에게도 이들 지역 업체가 사실상 '갑'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진술이 나왔다. 관급공사에 정통한 한 건설직 공무원은 "지역의 정보와 인맥이 부족한 대형사는 지역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심사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들 지역 업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엠, 씨앤씨와 컨소시엄을 이뤄 경기도가 발주한 공사를 수차례 수주한 한 대형 건설사 측은 "통상 특정 지역 사업을 수주할 때는 그 지역 소재 업체와 팀을 꾸리곤 하는데 경기도 사업에 도전할 때는 우리 업체 뿐 아니라 다른 업체에서도 이엠과 씨앤씨를 선호한다. 러브콜이 많아 (어느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룰지) 골라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재무 구조가 탄탄한 점도 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경기도 공사 수주 실적이 많은 게 제일 큰 요인이다. 그런 업체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엠 관계자는 "(씨앤씨처럼)신뢰가 가는 업체와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급공사 '싹쓸이' 의혹에 대해서는 "10여 년 이상 관급공사를 위주로 사업을 펼치다 보니 자연스레 수주한 사업도 많아진 것인데, 특혜를 받은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해명했다.

/강기정·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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