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 세워질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동상을 무상 운송했다고 3일 밝혔다.
박경리 동상은 지난달 31일 오후 대한항공 KE929편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러시아로 옮겨졌다. 동상은 러시아 최고(最古) 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교내에 세워질 예정이다.
러시아에 박경리의 동상이 세워지게 된 데는 '한러대화(Korea-Russia Dialogue)'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기구는 2008년 9월 한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로 설립됐다.
한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포괄적인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러대화는 국가 원수가 참석하는 한러대화 포럼 등도 개최한다.
한러 간의 교류 확대로 2013년에는 서울에 러시아 국민작가 푸시킨의 동상이 건립됐고, 이에 대한 화답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는 박경리의 동상을 세우게 됐다.
대한항공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국적사로는 유일하게 직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서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국문화 알림 바자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 문화 전령사로서 역할을 해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러시아에 한국인 동상이 처음으로 세워지는 뜻깊은 순간인 만큼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사업에 이바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국내외 문화 후원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조 회장은 러시아 에르미타주, 프랑스 루브르,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어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