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공항 경제성 충분 불구… 비행항로 확보 '여전히 안갯속'

타당성 용역 중간 보고서
연 6억6천만원 수익 분석
NLL인접 軍 승인 미지수
  • 이현준 기자
  • 발행일 2017-09-05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소형 공항을 건설해 비행기를 타고 오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민간항공기가 비행금지구역 안에 있는 백령도까지 닿을 수 있는 항로를 확보하는 문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민간항공기가 비행금지구역에 들어설 경우 자칫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설 우려가 있다는 군(軍) 당국의 입장 때문이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 중간 보고에서 육지와 백령도를 오가는 비행 노선에 수익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이번 용역은 한국항공정책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1월부터 진행 중이다. 용역에선 50인승 항공기를 김포~백령 노선에 2대를 투입하고, 청주~백령 노선에 1대를 투입해 운항할 경우 수익이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적정 요금은 김포~백령 노선의 경우 편도 8만8천원이, 청주~백령 노선은 편도 10만1천원이 제시됐다. 이런 조건으로 김포~백령 노선은 연간 왕복 2천99회를, 청주~백령 노선은 1천35회를 운항하면 연 6억6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백령 공항은 1천200m 길이의 활주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 등을 조성하는 데 940억~1천1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백령도까지의 비행항로 확보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백령도는 군 당국이 설정해 놓은 비행금지구역 안에 있다. NLL과 인접해 민간항공기 운항이 불가능하다. 비행항로 확보를 위해선 한미연합사령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승인 여부가 미지수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항공기)월경·월선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국토부나 인천시 등이 요청하는 부분의 협조를 다 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지원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백령 공항 조성 계획은 지난해 정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됐다. 인천시는 백령 공항이 건설되면 백령·대청·소청도 관광 활성화와 주민 교통편의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백령 공항이 원만하게 조성되고, 항로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가겠다"고 했다. 이번 타당성 용역은 11월 마무리된다. 용역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최종 입증되면, 2020년 착공을 위한 건설 기본계획 고시 등 행정 절차가 진행된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