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수백가구 역주행 논란
수치오류 넘어 '조작 수준' 지적
투자 영향 시장교란 행위 해당
市 현장조사 안하자 道가 나서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아파트가 미분양 가구 수 허위 보고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들어 두 차례나 미분양 가구 수가 크게 늘었다 줄었다 하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준 것으로, 단순한 수치 오류 범위를 넘어 '의도적 조작'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분양률이 높으면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에 미분양 가구 수 허위보고는 일종의 시장교란 행위에 해당한다.
12일 화성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아이파크 A99블록(470가구)과 A100블록(510가구) 시행과 분양을 맡은 하나자산신탁이 올해 2월과 7월 화성시에 신고한 미분양 가구 수는 전월보다 크게 늘었다.
아이파크 아파트는 지난 1월초 A99블록 0.36대 1, A100블록 0.4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돼 이후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지난 1월 미분양 가구 신고를 A99블록은 242가구, A100블록은 273가구로 했다. 그러나 2월에는 미분양 가구 수를 A99블록은 315가구, A100블록은 495가구로 신고했다. 미분양이 전달에 비해 각각 73가구와 222가구나 늘어나는 '역주행'을 한 것이다.
이어 6월에 A99블록과 A100블록 미분양을 20가구와 266가구로 신고한 하나자산신탁은 7월에 다시 미분양 가구수를 각각 130가구와 429가구로 신고했다. 또다시 미분양이 각각 110가구와 163가구 늘었다.
분양이 진행될수록 감소하게 되는 미분양 가구 수가 이처럼 갑자기 늘어난데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끔 분양이 부진하고 집계에서 오류가 발생해 몇 가구 정도 미분양이 늘었다고 보고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100가구 이상 늘어나는 경우는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업체측이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미분양 가구 수 집계를 보고했지만 화성시는 허위보고 여부를 직접 현장조사하지 않았다. 미분양 신고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다.
하지만 미분양 수치가 오락가락하자 경기도는 최근 화성시에 '미분양 수치 변경 시 현장조사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보내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했다. 미분양 현황이 실수요자들의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미분양 신고의 경우 계약기준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숫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고 시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배상록·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