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폭주 '풀 죽은 전셋값'

  • 최규원 기자
  • 발행일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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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11월마지막주 0.02%↓
고양·과천 등 하락세 '뚜렷'
2주연속 약세…당분간 지속
갭 투자자·임대업자엔 부담


승승장구하던 경기도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지역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 공급이 넘쳐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벌써 몇 달 전부터 전셋값이 떨어진 곳도 있다. 경기도는 내년에도 입주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전셋값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3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조사기준일 11월 27일)에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

지난달 셋째주(11월 20일 기준)에 0.01% 하락한데 이어 2주 연속 하락이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14년 5월 첫째주(5월 5일 기준)에 0.04%가 하락한 이래 3년 6개월여 만이다. ┃그래픽 참조

경기도 평균은 2주 연속 하락이지만 고양, 과천, 광주, 시흥, 용인, 파주, 화성 등 일부 지역은 이미 1~3개월 전부터 전셋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파주시는 9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 고양시는 10월 말에 한차례 상승한 것을 빼고 8월말부터 약세가 이어졌다. 용인과 시흥도 각각 7주 및 6주 연속 하락했다.

이같은 전셋값 하락은 최근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에 경기도에만 아파트 1만 184가구가 입주했다. 10월에도 1만 5천47가구가 입주했다.

경기도 입주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 전셋값을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집계 기준으로 이번달에는 2만 6천935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내년 1월에도 2만 2천160가구, 2월에는 1만 4천202가구가 입주를 기다린다.

부동산 정부업체들에 따르면 내년 경기도 총 입주물량은 사상 최대인 16만 2천 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동탄2신도시 준공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화성시는 내년 입주 물량이 3만 3천609가구에 달한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무주택자들의 부담은 한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높은 전셋값을 활용해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사들였던 '갭 투자자'와 다주택 임대업자 등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겨울 비수기의 본격적 시작과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당분간 전세시장은 뚜렷한 움직임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임대차시장 투명성·안정성 강화방침'발표를 예고하면서 관망 심리가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