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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기흥 IC 회전교차로 인근에 횡단보도가 사라지거나 신호등이 고장나 보행자들이 톨게이트 앞을 무단횡단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는 도무지 길을 건널 방법이 없네요."
용인시가 기흥IC 입구 회전교차로 인근 도로개설 공사에 나서면서 기존에 있던 횡단보도를 없애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차로를 둘러싼 나머지 횡단보도 2곳도 색이 바래 사라지거나 신호등이 고장나는 등 방치 속에 모두 제기능을 못하면서 교차로를 오가는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26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월부터 '고매~공세동 지역 간 연결도로 개설 공사'를 진행, 오는 9월 마칠 예정이다.
보행자가 기흥IC 입구를 동-서 방향으로 횡단할 경우 교차로를 둘러싼 횡단보도를 연이어 3개 건너야 한다. ┃그래픽 참조
하지만 공사가 시작된 2년 전부터 횡단보도 1개가 없어지면서 해당 보행로가 동강이 났다. 또 다른 1곳은 도색이 아예 지워진 데다 한복판에 라바콘까지 설치돼 보도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으며, 남은 1곳은 신호등이 점멸되지 않는 등 고장 난 상태다.
공사로 인해 기존에 있던 횡단보도를 없애면서 무단횡단을 유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에도 화물차 등을 피해 위험천만한 무단횡단을 택한 보행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톨게이트 전광판의 '차로 무단횡단 금지'라는 안내문구를 무색케 했다.
기흥구 고매동에 사는 강모(60·여)씨는 "어차피 횡단보도가 없어졌는데 누가 멀리 돌아가겠느냐"며 "대형 화물트럭이 오가는 톨게이트 앞을 건너다보면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지만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사 중인 도로에 있던 횡단보도는 곧바로 새로 만들고, 방치됐던 2곳도 재도색하는 한편 신호등도 수리해 정상 운영에 나서겠다"며 "이와 별도로 기흥IC 회전교차로 일대가 워낙 혼잡하고 사고 위험도 있어 한국도로공사에서 교차로 개선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승용·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