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냉각팬 길건너 줄줄이… 송도 해모로월드뷰 아파트주민 "먼지·소음 안돼"

비대위 구성해 집단 민원 제기
이전요구 릴레이 1인시위 시작
경제청 "최대한 중재 노력할것"
  • 박경호 기자
  • 발행일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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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모로월드뷰 305동의 한 주민이 자신의 집 창문에서 바로 보이는 송도 아메리칸 타운 상가·오피스텔 건물옥상에 설치된 대형 쿨링팬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 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상가건물 옥상에 최근 초대형 냉각팬 9개가 줄지어 설치되면서 맞은편 아파트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뜨거운 바람을 내뿜는 냉각팬이 가동될 경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이 미세먼지나 소음에 시달릴 우려가 크다는 이유다.

680여 세대가 사는 송도해모로월드뷰 아파트 주민들은 25일 '송도 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시행사 앞에서 "상가 지붕 냉각팬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찾은 해모로월드뷰 301동과 305동 맞은편에는 송도 아메리칸타운 상가·오피스텔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건물 옥상에는 높이 3~4m짜리 초대형 냉각팬 9개가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할 상가(113실)와 오피스텔(125실)의 내부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설비인데, 건물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가동 전이다.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둔 냉각팬과 아파트 벽면 간 거리는 약 60m. 냉각팬 정면으로는 아파트 놀이터도 있다.

해모로월드뷰 주민 박모(여·55)씨는 "냉각팬 바람으로 도로 미세먼지가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는 물론 아파트 곳곳에 날릴 것"이라며 "소음에 잠 못 이룰 걱정도 크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이날부터 번갈아가면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냉각팬 설치와 관련한 법규나 지침이 없어 민원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히 없다"며 "중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상가건물 시행사인 (주)송도아메리칸타운이 인천경제청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바람이 나오는 냉각팬 출구온도는 31℃로 설계됐다.

냉각팬 1대당 배출하는 열기는 최대 8m까지만 도달하기 때문에 맞은편 아파트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시행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냉각팬의 열기로 간접 발생하는 미세먼지 정도까지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송도아메리칸타운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주민들 요구를 고려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