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 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상가건물 옥상에 설치된 초대형 냉각팬(4월 26일 자 8면 보도) 관련, 건물 맞은편 아파트 주민들과 아메리칸타운 시행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냉각팬 맞은편 송도해모로월드뷰 아파트 주민들은 냉각팬이 내뿜는 뜨거운 바람과 먼지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메리칸타운 시행사 측은 주민들 요구를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도 아메리칸타운 상가건물 옥상에는 높이 3~4m짜리 대형 냉각팬 9개가 줄지어 설치돼 있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가동하진 않고 있다. 냉각팬 맞은편으로 45~60m 떨어진 지역에 680여 세대가 사는 해모로월드뷰 아파트와 놀이터 등이 있다.
주민들은 냉각팬에서 나오는 열풍, 미세먼지, 소음 등의 환경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해모로월드뷰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0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냉각팬 설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주민 반발이 거세자 시행사 측은 공사를 중단한 상황이다.
(주)송도아메리칸타운은 냉각팬 앞에 방풍벽을 설치해 열풍을 공중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중으로 배출된 냉각팬 열풍이 바람을 타고 아파트 쪽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높고, 미세먼지나 소음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황봉근 비대위원장은 "시행사 측은 냉각팬이 합법적으로 설치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송도아메리칸타운 관계자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방안에 대한 자료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냉각팬 바람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6일 아메리칸타운 시행사 관계자, 주민 대표 등과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양쪽 의견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유사한 사례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시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