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돌아가라니"… 마을 다리 끊는 LH

  • 김학석·배재흥 기자
  • 발행일 2018-08-23 제7면

화성
22일 화성시 비봉면 삼화5리 주민들이 LH가 '비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위해 철거하려는 다리 위에 트럭과 트랙터를 동원해 저지하고 있다. LH가 마을 주 출입구인 이 곳에 공원을 조성하면, 우측의 임시 우회도로도 폐쇄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향후 산너머 1㎞ 이상 우회하는 도로를 이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화성 비봉 공공주택 조성사업'
지구제외 삼화5리 주민과 갈등
주출입구 요구, 철거 반대 대치
LH "공사 완료후 단지로 통행"

화성 '비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지구와 인접한 마을의 주 출입구를 폐쇄키로 한데 이어 40여년 전 마을주민들이 통행을 목적으로 직접 건설한 다리를 사전예고 없이 철거하려 해 인근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LH는 임시 우회도로를 만들었지만 철거될 예정으로 40여 가구의 마을 주민들은 1㎞ 이상 산길을 돌아 마을로 진입해야 할 처지다.

22일 LH와 화성시 비봉면 삼화5리 주민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007년부터 화성 비봉면 삼화리, 구포리 일원 86만여㎡에 무주택 서민을 위해 임대주택 6천657세대를 공급하는 '비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는 4천50억원으로, 오는 2020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사업성 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당초 지구지정(133만8천㎡) 보다 개발규모가 47만8천㎡(35.7%)나 줄어들면서 사업지구에서 제외된 삼화5리 마을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현재 '시도 78호선' 도로에서 삼화5리로 진입하는 기존 출입구 주변을 LH가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1㎞ 이상 우회하는 도로를 이용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LH가 지난 20일 마을주민들이 1970년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든 다리를 사전 통보 없이 철거하려 해 주민들이 트럭과 트랙터 등을 동원해 강력 저지하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민 A씨는 "현재 마을에는 40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고령으로 다리를 철거하면 1㎞ 이상 산길을 돌아 마을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공원에 길이라도 만들어 출입구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LH는 다리 철거 등 추진 과정에서 미흡함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출입구 폐쇄 결정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원래 삼화5리의 경우 사업지구에 포함됐지만, 사업지구 면적이 줄면서 사업지와 비사업지 토지 경계가 애매해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아파트 조성 등이 완료되면 아파트 단지 도로를 통해 불편함 없이 마을로 진입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석·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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