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공동측정단 구성 합의… '삼산동 특고압선' 해결 물꼬

  • 공승배 기자
  • 발행일 2018-08-27
대책위·한전, 2명씩 전문가 추천
설치시뮬레이션 자료도 공유키로
'대화 불가'서 선회 신뢰행보 첫발


지하 8m 깊이의 특고압선 매설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오던 삼산동특고압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7월 18일자 8면 보도)가 우선 양쪽이 추천한 전문가를 통해 전자파를 측정하기로 합의했다.

대책위가 지금까지 '한전과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던 터라 이 합의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부평구는 지난 24일 인천시, 부평구, 대책위, 한전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삼산동 특고압선 매설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와 한전은 각각 전문가 2명씩을 추천해 공동조사단을 꾸려 현재 삼산동 일대를 지나는 15만4천V 고압선의 전자파를 측정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양측이 자체적으로 이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해 왔지만, 측정 방법과 위치 등 조건이 모두 달라 서로의 결과물을 신뢰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또 한전이 진행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자료도 공유하기로 했다.

현재 한전은 지하 8m 깊이에 설치돼 있는 전력구에 35만4천V 특고압선을 추가 설치했을 경우를 가상해 이때 발생할 전자파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 실험의 결과물을 주민들과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인천시와 부평구 등 관계기관은 이 합의를 '문제 해결의 첫 단추'라고 평가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들은 한전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공동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계기로 한전과 주민들이 계속해서 신뢰를 쌓아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우선 조사 주체가 달라 문제가 됐던 전자파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한전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계속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