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 견디지 못한 신혼부부등 상대적 규제 낮은 곳 이동
상반기 이주 순인구 작년比 61% ↑ 6만6279명 16년 만에 최대
고삐 풀린 집값에 서울 내 아파트 구매를 포기하고 수도권 외곽을 실거주지로 삼는 '주택난민'이 늘면서 경기도내 유입 순 인구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3년 전 서울의 전셋값 폭등에 경기도로 몰렸던 '전세난민'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주한 순 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608명보다 61% 많은 6만6천279명이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18만6천993명이 이사한 반면 서울로 간 도민은 12만714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2년 상반기 9만9천783명이 도내에 순수 유입된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다. '전세난민'이 떠밀려 오면서 도내 순 인구가 증가했던 2015년(5만379명), 2016년(6만561명) 보다도 많은 수치다.
지난해 서울 집값이 잠시 안정되면서 유입 인구가 주춤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 그래픽 참조
전문가들은 그만큼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전셋값이 치솟던 2~3년 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4.73% 오르면서 지난해 연간 상승 폭인 4.69%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평균 0.6% 오르는데 머물렀다.
특히 집값 상승을 견디지 못한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 수도권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기도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도내로 이주한 순 인구의 연령층 중 30대와 40대가 각각 1만9천387명, 1만1천101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모를 따라 함께 이사 온 10세 미만도 1만290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유입 순 인구 수 중 60%에 달한다.
게다가 서울은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여 있어 주택 구매 관련 대출이 어렵다는 것도 한 몫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더 강화되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기조 속에, 사실상 서울은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워 보다 규제가 낮고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를 실거주지로 선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