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고시원 등 거주가구
최근 3년간 年 2만가구씩 증가
"도시재생 사업 임대주택 필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지옥고(반·지하방, 옥탑방, 고시텔)' 등지에서 사는 주거 취약가구를 위한 정책이 미비, 해를 거듭할수록 '집 아닌 곳'에 사는 가구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통계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거처의 종류 및 가구원수별 가구'에 따르면 경기도내 오피스텔, 숙박업소, 기숙사, 판잣집 등 비닐하우스, 기타(고시원 등)에 사는 가구 수는 지난 2015년 18만2천572가구, 2016년 20만5천65가구, 2017년 22만7천958가구로 매년 2만여가구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가구 대비 주택 외 거처를 둔 가구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가구(460만2천950가구) 대비 주택 외 거처를 둔 가구 비율은 4.95%로 지난 2015년 4.1%, 2016년 4.57%보다 높았다.
실제로 서울 교대역 인근에 직장을 둔 손모(31·여)씨는 아파트 반전세를 살다 최근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길 계획을 세웠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재계약시 증감액은 20분의 1 안에서 정한다는 조항을 무시하고 전세보증금을 5천만원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 때문이었다.
더 큰 문제는 '지옥고'와 쪽방에 사는 주거 취약가구다. 통계청 거처 조사 결과에 기타로 분류되는 주거 형태는 40%가량이 고시텔에 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원 평동의 한 단층짜리 노후 주택에선 쪽방 30개를 보증금 100만원 월세 16만원에 임대하고 있다. 세입자들은 고시텔에서도 밀려난 60대 이상 노령층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비 급여를 높이고, 기존의 교외지에 건립한 따복하우스(경기행복주택)와 달리 입지가 좋은 곳에 도시재생 사업으로 임대 주택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봉인식 경기연구원 공감도시연구실장은 "극소수로 한정한 주거복지비 대상을 확대하고 급여도 높여 살 만한 집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도 "지자체가 적극 나서 취약계층 임대주택과 도시재생사업을 접목한다면 집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