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초청 강사 "인체 영향 미미"
비대위 "안전기준없는 공사 NO"
인천 부평구 특고압 매설 문제와 관련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외국인 전문가를 초청한 전자파 설명회를 개최했다. 특고압 매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같은 시간 한전 앞에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한전은 17일 오후 3시께 인천지역본부에서 '해외 전문가 초청 전자파 강연회'를 열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압선 전자파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실 관계를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강연자로는 일본 전자파정보센터 소장 치요지 오쿠보(Chiyoji Ohkubo) 박사가 나섰다. 그는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전자계와 공중보건'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오쿠보 박사는 낮은 수준의 전자계가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즉, 낮은 수준의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쿠보 박사는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가 연구를 통해 정한 자계 가이드라인은 2천mG로, 한국은 이보다 강한 833mG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 수준은 극한의 노동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자파 수치로, 일상생활에서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제한치보다 낮은 수준의 전자파를 가이드라인으로 두고 있는 국가도 있지만, 이는 대중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과학적 기준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삼산동 비대위 10여 명은 한전 앞에서 '안전기준 없는 공사진행 NO'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특고압선 매설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사전에 한전 측으로부터 설명회 참석을 제안받았으나 응하지 않았다.
비대위 관계자는 "주민들도 나름대로 전자파에 대해 알 만큼 알아봤다"며 "한전은 뭐가 떳떳하지 못한 지 이제는 외국 전문가까지 초청해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한전을 비판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자파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전문가 입장에서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싶지만,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