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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국세청이 내년 4월 개청 예정인 가운데 서구가 청사를 3년간 인천국세청 임시청사로 내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사진은 인천 서구청사 전경.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까다로운 조건에 시청주변서 선회
보안 유지·교통 접근성 장점 많아
환경저해시설 난립으로 주민 피해
상대적 박탈감·불신 해소 포석도
내부직원 논의·의회 소통 '급물살'
인천 서구가 인천지방국세청 유치를 위해 구청사를 임시청사로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자치단체가 청사를 내주면서까지 외부 기관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8월 7일 이재현 서구청장은 기자회견에서 가정동 루원시티를 교육·행정복합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바로 중부지방국세청을 방문해 인천국세청 유치 희망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구 관계자들이 국세청 측과 여러 차례 만나 다양한 논의를 했다. 이달 8일에는 서구 관계자들이 국세청 신청사 TF팀을 찾아 구체적인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송도국제도시와 인천시청 주변에 인천국세청 청사를 마련하려고 검토했었다. 그러나 지방국세청의 경우 사용하는 건물의 보안성, 접근성 등 까다로운 조건들이 많아 상당한 고민을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서구가 '구청사 이용 방안'을 제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행정기관끼리의 임대차 거래라 조건이나 방식도 민간 소유의 건물보다 간편하고, '보안 유지'와 '교통 접근성' 등이 우수하다는 점이 국세청의 관심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서구는 인천국세청 유치가 루원시티 교육·행정복합타운 조성사업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루원시티 이전 대상 기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천시교육청을 비롯한 주요 행정기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세청이 루원시티에 들어오면 주변에 관련 업종이 모여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서구는 기대하고 있다.
서구가 인천국세청 유치를 위해 구청사까지 내주는 또 다른 이유는 행정에 대한 지역 주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서구에 유치된 시설 대부분이 환경을 저해하는 시설뿐이었다.
실제로 수도권매립지, 화력발전소, 폐기물처리업체, 영세 환경유발업체 난립으로 인한 주민들의 환경 피해가 컸다. 송도에 밀려 관심받지 못한 청라국제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구청장은 "G시티, 지하철 연계 사업 등 청라에서 추진되는 사업 중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는 데다 최근에는 매립지 연장, 청라 소각장 증설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주민과 약속한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돼야 행정이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서구는 인천국세청 유치와 관련해 간부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논의했고, 구의회에도 유치 타당성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구청장은 "인천국세청 서구 유치는 루원시티 교육·행정복합타운 조성사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안방(구청사)을 내어주더라도 지역경제와 도심 기능 활성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바로 구청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진호·목동훈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