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에서 지난 4일 오후 발생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열 수송관 파열 사고와 관련,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이 지역은 잦은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을 늘 불안케 했던 곳이다.
가뜩이나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날 2천800여 가구에 난방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맹추위에 떠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당시 100도에 달하는 고온의 물이 50∼100m 높이로 치솟아 피해가 컸다. 이날 사고가 난 수송관은 1991년 2m 깊이 땅에 매설된 노후관이다.
녹이 난 데다 균열까지 생긴 열 수송관 윗부분은 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져 파편이 수십m를 날아가기도 했다.
흰 수증기 때문에 앞을 보기 어려웠던 시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뜨거운 물에 속수무책으로 화상을 입었다.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27년 된 열 수송관이 낡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땅속에는 열 공급관 외에도 상·하수도관, 가스 공급관 등 수많은 기반시설이 매설돼 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백석동 지역은 잦은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 2월 6일 이번 사고현장에서 수백m 떨어진 백석동 중앙로 도로에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고, 2016년 7월에는 백석동 인근 장항동에서 땅 꺼짐이 발생해 60대 여성이 빠져 다친 바 있다.
2005년에도 이번 사고 지점과 가까운 인도에서 갑자기 땅 꺼짐이 발생, 20대 남성이 빠져 30분 만에 행인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경기도가 지난해 2014∼2016년 발생한 도로 지반 침하 240건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4건 중 3건이 낡은 상·하수도관 때문으로 분석된 바 있다.
특히 사고 인근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관리해야 하는 3종(위험시설) 시설물 109개 중 69개(63.3%)가 위치해 있다.
5일 사고 현장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는 "1기 신도시의 공공인프라에 대한 안전진단과 취약점을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영·김영래·손성배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