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위축에 건축자재 업계 실적도 '혹한'

  • 이상훈 기자
  • 입력 2019-01-30 16:26:52

정부의 강도 높은 각종 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건축자재 업계 역시 '혹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70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 업황이 크게 위축된 데다 폴리염화비닐(PVC)과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핵심 원재료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현대차 실적 악화 등 완성차 전방산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LG하우시스는 건축자재와 함께 또 다른 사업 축인 자동차 소재부품사업이 타격을 받은 영향도 있었다.

한샘의 경우 투자업계가 예상하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60억원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샘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인테리어·부엌 유통 등 부동산 시장 경기에 더 민감한 구조여서,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 감소가 실적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KCC 역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천700억원대로 전년(3천300억원)보다 약 18% 줄어들 것으로 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PVC 창호의 경우 대부분 B2B(기업 간 거래)를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주택 거래량과 민감하게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 분양 지연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KCC의 PVC 창호 가동률은 2017년 약 90%에서 지난해 65%까지 떨어진 상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으로 지난해 말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9월(1만2천237건)·10월(1만119건) 1만대였던 거래 건수는 11월(3천550건)과 12월(2천302건) 들어 네 자릿수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흔들리니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웠다"면서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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