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밑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은행의 고정금리 하단이 연 2%대인 반면 이들 은행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4%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고정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47~3.88%다.
다음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48~3.98%인 국민은행이었다. 이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2.68~3.68%, 2.806~3.906%의 금리를 제공했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는 2.83~3.84%로 주요 시중은행 중 고정금리 하단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높아도 4%를 넘지 않은 고정금리와 달리 코픽스 연동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4% 후반까지 치솟았다.
농협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2.98~4.49%, 국민은행은 3.37~4.87%, 우리은행은 3.40~4.40%, 신한은행은 3.40~4.65%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해 변동금리를 2.882~3.982%로 유지했다.
통상적으로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높다. 고정금리는 시중금리가 변해도 이자율이 변하지 않는 금리를 뜻한다. 금리가 오를 경우에 대한 위험을 덜기 위해 은행에서 금리 자체를 가산해 책정하는 게 바로 고정금리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부터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낮은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는 까닭은 고정금리 상품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물(AAA등급)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2.6%대를 기록했던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같은 해 말 2.0%대로 급락했다가 이달에는 1.6%대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리 인상을 이끌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 조절에 나선데 이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신호까지 내비치면서 시중금리가 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